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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NK세포 치료,부작용 없는 환자 면역세포 주입… 국내선 허가 안나 年 3만명 일본행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4 18:05

수정 2019.04.04 18:55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NK세포 치료,부작용 없는 환자 면역세포 주입… 국내선 허가 안나 年 3만명 일본행

국제성모병원 외과 박민근 교수가 대장암 환자에게 NK세포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국제성모병원 제공
국제성모병원 외과 박민근 교수가 대장암 환자에게 NK세포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국제성모병원 제공

암 환자의 기본치료는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입니다. 암은 면역력에 이상이 생기면 발생하므로 최근에는 면역세포치료가 보조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로 NK세포(Natural Killer Cell·자연살해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암 환자들이 일본으로 연간 3만명 가량 치료를 받으러 떠납니다.

최근 국제성모병원에서 NK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의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이 시작됐습니다. 폐암 5명, 대장암 5명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후 올해 안에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김영인 국제성모병원장은 4일 "현재 일본은 면역세포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육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반면 국내에서는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임상연구를 통해 면역세포치료 활성화와 더 나아가 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로 백혈구의 일종입니다. NK세포 기반 면역세포치료란 환자의 면역세포를 고활성·고용량으로 20억셀로 배양해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것입니다.

이 세포는 환자에게 채취한 세포이므로 면역거부반응과 부작용이 없습니다. 또 암, 자가면역질환, 근골격계질환, 혈관질환, 통증치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연구자 임상시험은 이뮤니스바이오라는 회사가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것입니다.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NK세포 면역세포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며 폐암은 두 번째입니다.

임상시험은 암 환자의 혈액을 30~60cc 채취해 NK세포를 2주간 분리·배양해 환자에게 다시 넣어주는 방법으로 시행됩니다. 1사이클에 5번, 2사이클이면 종료됩니다.

이뮤니스바이오 황성환 대표는 "면역세포치료제는 수술, 항암, 방사선 요법의 3대 암치료와 병용이 가능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로 항암 분야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암뿐만 아니라 류마티스나 건선 같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개발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같은 방법으로 일본에서 치료를 받으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현재 이뮤니스바이오의 경우에도 일본 니자하시클리닉에서 자사의 면역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때 비행기와 숙박비를 제외한 치료비만 1회 800만원 가량 들어갑니다. 1사이클에 4000만원, 2사이클에 8000만원입니다.

임상이 잘 진행돼 3상 시험 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국내 암 환자들도 우리나라 병원에서 NK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 비용이 절반 이나 3분의 1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또 최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면역세포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임상 2상 완료 후에도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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