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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조양호 회장 1949~2019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8 16:53

수정 2019.04.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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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이 8일 별세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들려온 소식이 황망하기 그지없다. 조 회장은 오랜 기간 폐질환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켰다고 대한항공 측은 밝혔다.

조 회장이 부친인 조중훈 선대회장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것은 지난 1999년이었다. 광복 전 트럭 한 대로 시작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한진상사, 한진해운 같은 기업을 설립하거나 인수하면서 국내 유일의 수송 전문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조 회장과 조중훈 선대회장은 지난 1969년 부실덩어리였던 국적항공사를 인수해 세계 10대 항공사로 키워내는 등 항공·물류산업 기반을 다졌다. 경총은 조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며 내놓은 논평에서 "그는 지난 20년간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을 이끌어오면서 대한항공을 단단한 글로벌 항공사로 키웠을 뿐 아니라 경영계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조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 경총 부회장 등을 맡아 재계에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고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회장 등을 맡아 민간외교 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최근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 및 성공 개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물론 경영자로서 그의 삶에 공(功)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종 불법·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검찰 조사를 받았는가 하면,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조 회장은 국내 재벌총수 최초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제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한진그룹의 미래다.
한진(韓進)은 '한민족의 전진'을 기치로 내걸며 지은 이름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성공한 대기업이 있어야 부강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재계 14위(자산기준) 한진그룹이 '수송보국(輸送報國)'의 큰 뜻을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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