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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방미길' 올라...북미대화 '돌파구' 찾을까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0 17:59

수정 2019.04.10 17:59

-10일 오후 워싱턴으로 출발... 11일 한미정상회담
-"톱다운식 접근 지속 및 한반도 비핵화 방안 모색"
文대통령 '방미길' 올라...북미대화 '돌파구' 찾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한·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방미길에 올랐다. 북미대화가 하노이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촉진자' 역할을 자임하는 문 대통령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하는 문 대통령은 미국 측이 제공하는 영빈관에서 1박을 하게 된다.

■文, 굿 이너프 딜 논의 주력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에 들어가는 1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접견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만날 계획이다.

이후 백악관으로 이동해 정오 경부터 약 2시간에 걸쳐 한미 정상 내외간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과 핵심 각료 및 참모가 배석하는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브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4개월 만이며 문 대통령의 취임 후 7번째다.

특히 우리 정부의 '굿 이너프 딜'이 강경하게 돌아선 미국의 대북정책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일괄적 비핵화가 없다면 대북제재를 견고하게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미 상원에 출석해 북한의 "FFVD는 미국의 목표"라면서 이를 달성하기 전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굿 이너프 딜과 이를 통한 남북경협을 원하는 정부의 의사와는 상당한 입장차가 있다.

우리의 굿 이너프 딜은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한 이후 단계적으로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자는 것으로 비핵화에 대한 입장차로 북미대화가 단절된 현 상황을 타개하자는 것이다.

만약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제안이 수용될 경우 북한의 향후 행동 여부에 따라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남북경협 사업에도 온기가 전해지게 된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상실했던 '중재자·촉진자' 역할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굿 이너프 딜이 미국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북미관계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면 문재인 정부로서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북핵문제·남북관계 성과를 올리지 못해 낮아진 기대감과 지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 "한미 대북공조 견고"
하지만 미국을 설득하는 것은 녹록치 않다. 하노이 담판이 결렬된 지 한 달을 조금 넘겼고, 회담 결렬 이후 북한 역시 특별한 비핵화 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가 대북 공조체제를 공고하게 하는 측면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는 서로의 입장에 대해 확인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대화를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메시지를 내겠지만 대북제재의 완화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센터장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힌 것은 한미의 공조체계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의 의제 조율을 담당했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화 동력을 조속히 되살리기 위해 양국간 협의가 중요하다는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개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톱다운식 접근을 지속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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