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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박영선 장관이 간 당진시장, 상생 모델이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2 16:59

수정 2019.04.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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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충남 당진전통시장을 찾았다. 전통시장 안에 이마트의 상생스토어(노브랜드) 1호점이 들어와 있는 곳이다. 골목상권 상인들과 대형매장 직원들이 함께 어울려 장사를 한다. 그런데도 전통시장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 당진전통시장은 대형매장과 골목상권이 성공적으로 상생을 실현하고 있는 현장이다.

상생스토어는 이마트가 전통시장 안에 설치한 자체브랜드(PB) 상품 매장이다.
이마트는 2016년 8월 당진어시장에 상생스토어 1호점을 열었다. 시장 상인들은 상생스토어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공존과 상생을 실천하는 상생스토어의 영업전략 때문이다. 상생스토어는 농수산물과 과일 등 시장 상인들이 파는 상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어린이놀이방을 겸한 장난감도서관, 백화점 문화센터와 같은 기능을 하는 커뮤니티센터, 쉼터 등을 운영한다. 한마디로 전통시장에 없는 상품만 팔면서 전통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객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전통시장과 대형매장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장보기가 편해졌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손님과 매출이 늘었다. 대형매장은 기업이미지가 좋아지고, 지역 상인과의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대형매장을 규제할 필요가 없게 됐다. 말 그대로 모두가 상생이다. 그 결과 전통시장 상권이 살아났다. 당진전통시장은 상생스토어 입점 이후 매출액이 연간 10% 이상 늘고, 주차장 이용객도 54%나 늘었다. 2호점이 들어선 경북 구미는 시장 유동인구가 늘면서 청년점포가 11개에서 21개로 늘었다.

박 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이곳을 선택한 것은 의미가 깊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매장과 골목상권의 공존과 상생에 향후 정책의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유통 대기업과 전통시장이 상생하는 협력모델을 모색하고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유통 대기업 영업을 일방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양자가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뜻이다.

상생스토어 성공 사례는 호혜와 공존의 정신을 발휘하면 이해충돌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등장으로 첨예해지는 신구 사업 간 갈등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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