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최룡해가 실세? 허울뿐인 2인자일 뿐"

태 전 공사, 요직 당 조직지도부 이탈=권력 상실
"최룡해는 허울뿐인 2인자, 조용원 1부부장 주목"
"김정은 올 상반기까지는 버티는 전략 구사할 것"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서 최근 북한 동향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2인자에 등극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이 빠졌다고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북한에서는 지난 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 10일 당 전원회의, 11일 최고인민회의 첫날 회의, 12일 둘째 날 회의를 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위위원장은 북한이 외견상 정상국가처럼 보이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벌어진 인사이동에서 '김정은 유일지도체제'는 더욱 굳게 자리 잡았고, 당 조직지도부를 담당했던 최룡해가 당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청사로 이사한 점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는 인사와 숙청 등 체제 내 생사여탈권을 지고 있어 북한 내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직으로 통한다. 즉 최룡해가 이 자리를 내려놓고 사실상 실권이 없는 최고인민회의로 자리를 옮긴 것은 그의 권력이 오히려 줄어들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모든 실정을 장악 통제하는 당 조직지도부 청사를 떠나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외국 사절 외에는 별로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청사로 이사했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최룡해를 허울뿐인 2인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는 1~2년 정도는 리만건 부위원장이 조직지도부를 이끌겠지만 실권은 김정은의 측근에서 보좌하는 조용원 제1부부장에게 쏠릴 것"이라면서 "북한에서의 권력은 수령에 대한 접근성과 간부권(인사권)·표창권·책벌권(징계권)이 있느냐로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한 번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하면서 장기전이라는 표현을 한 것을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이 장기전을 시사한 배경에 대해서는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이라는 정치적인 일정에 쫓기는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김정은보다 장기전에서 훨씬 더 불리하다는 것을 알리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