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추진할 시점… 北도 대화 의지 보여줘"

수보회의서 제안
장소·형식 구애없는 만남 강조..대북 특사 파견은 언급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대한 입장을 포함, 향후 비핵화 논의 진전을 위한 외교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과 속도감 있는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된 만큼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마주 앉자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시기와 의제 조율을 위한 대북특사 파견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文 "北, 대화 의지 보여줘"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며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될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이제 남북 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북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다. 또한 북·미 대화 재개와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혔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또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이 점에서 남북이 다를 수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지난 12일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 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한 뒤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배경이 주목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우리 정부는 강경한 대응을 했을 경우 북한과의 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수보회의 후 브리핑에서 "단어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특사 언급 자제, 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과는 달리 대북특사 파견 등 구체적인 추진방안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대북특사 관련 발언은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었다"고 확인했다.

미국의 대북제재 의지가 분명한 가운데 북한에 남북경협 등 '선물'을 줄 수 없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4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역시 자신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실패 부담감 때문이라도 조금 더 두고보자는 관망세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대북특사 파견이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라는 보상 없이 특사가 북과 성공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