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개편 앞둔 롯데지주, 회사채 없이 초장기 CP로 자금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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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2년차로 신용구축 기간 짧고 계열사 매각때 투자설명서 불필요
11일 4600억 발행… 향후 더 늘듯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 중인 롯데지주의 주요 자금조달처가 초장기 기업어음(CP)시장으로 굳어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며 롯데지주는 지난 11일 총 46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1300억원은 3년 만기의 초장기 CP다. CP는 통상 1년 미만으로 발행하는 단기채로, 3~6개월 차환 발행된다.

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 1년물 이상을 조달할 경우 통상 회사채 시장을 찾지만 롯데지주는 장기 CP로 회사채 조달을 대체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CP 발행규모를 빠르게 늘리면서 장기 CP의 비중도 확대됐다. 지난해 7월 5일 기준 2905억원이었던 롯데지주 CP 발행잔액은 현재 8300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발행잔액의 32.5%에 해당하는 2700억원이 1년물 이상인 장기 CP에 해당한다.

롯데지주는 지난 2017년 10월 설립 이후 공모 회사채 발행은 전무하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사모채 400억원어치, 500억원어치를 각각 발행한 것이 전부다.

시장에서는 설립 2년도 채 안된 롯데지주로서는 공모채 발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지주가 수천억원의 자금조달을 하기에 업력이 짧다"며 "채권시장에서 롯데지주에 대한 신용은 구축 단계에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의 지배구조개편 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시선도 있다.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지주는 롯데카드를 포함한 금융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기업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는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를 제출하고, 시장에 핵심 위험 등을 알려야 한다.
그러나 CP 발행은 투자설명서 제출 등의 부담을 피할 수 있다.

향후 롯데지주의 CP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해 주력 사업자회사에 대해 20%를 상회하는 지분을 보유해야 함에 따라 추가적인 지분취득을 해야 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