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가주택 값 '뚝'..반포자이 84㎡ 고점대비 3억 ↓

정부의 9·13 대책 이후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아파트 시장 뿐 아니라 청약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기존 아파트는 반포·압구정 등 고가 아파트 위주로 거품이 꺼지고 있고 청약 시장은 수요자가 줄면서 당첨 가점이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지, 하락 폭이 둔화되면서 바닥을 다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정부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지자 서울 초고가 아파트의 하락세가 눈에 띄게 가파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 랜드마크 아파트로 불리는 반포자이는 물론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3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중위 아파트 가격은 크게 하락하고 있지 않아 집값 하락의 체감은 크지 않다. 때문에 고가 아파트 하락세가 중소형 아파트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25층이 지난달 2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 최고점을 찍었던 23억8000만원, 올해 2월23억1000만원보다도 3억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강남구 압구정에서도 최고가보다 3억원 이상 떨어진 매물이 거래됐다. 지난 2월 압구정 현대4차 전용 117㎡는 지난해 8월 최고가인 35억원보다 3억5500만원 하락한 31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현대8차 전용 111㎡도 지난해 8월 23억3000만원보다 3억원 하락한 20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반포래미안퍼스티지와 함께 서초구를 대표하는 반포자이와 서울 최고의 부촌인 압구정마저 가격이 하락하면서 고가 아파트부터 거품이 걷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달까지 서울 아파트 누적 하락률로는 1.25%로, 지난해부터 21주 연속 떨어졌다. 부동산114의 통계자료에서도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이달 5일 기준 19주 연속 하락했다.

서초와 압구정 이외에도 대치동, 잠실 등도 하락세다. 지난해 9월 18억원대에 실거래됐던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15억3000만~15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59㎡B 타입도 지난해 9월 12억8000만~12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1억1000만원으로 2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일반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중위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가 더디다.

지난해 10월 기준 7억2034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8억21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4억5550만원이었던 은평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달 5억3500만원으로 다섯 달 연속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10억원 하던 아파트가 20억원으로 올랐지만 실제 하락은 2~3억원 수준으로 그치면서 현재 가격이 시세로 굳혀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은 상승 이후 하락기 받을 때 상승의 반의 반도 안떨어진다"면서 "최근 정부가 대출을 막아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일시적인 현상일 뿐 지속적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