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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 "그날의 기록…해외관객도 함께 울고 답답해했죠"

뉴스1

입력 2019.04.16 07:01

수정 2019.04.16 09:44

닐 조지 감독이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에서 자세를 잡고 있다. 가슴에는 노란 세월호 배지가 달렸고, 손목에도 'Remember0416'이 적힌 팔찌가 매여 있다. 2019.4.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닐 조지 감독이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에서 자세를 잡고 있다. 가슴에는 노란 세월호 배지가 달렸고, 손목에도 'Remember0416'이 적힌 팔찌가 매여 있다. 2019.4.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영화 '크로스 로드'의 한장면(닐 조지 교수 제공) © News1 황덕현 기자
영화 '크로스 로드'의 한장면(닐 조지 교수 제공) © News1 황덕현 기자

2편의 세월호 다큐멘터리 만든 닐 조지 동아방송대 교수
오늘 유튜브 '아시안 보스'에 영화 공개 "함께 공감 바라"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푸른눈의 외국인은 5년 전 그날, 세월호가 가라앉던 16일 오전을 또렷이 기억한다. 강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영상제작을 가르쳐온 그는 사고 3년 뒤 첫 세월호 다큐멘터리 '세월 이후'를 내놓고 이듬해 '크로스 로드'를 내놨다.
해외 유수 영화제를 돌면서 호평을 받아온 그는 올해 4월, 다시 진도 팽목항을 향했다.

닐 필립 조지 동아방송대 방송콘텐츠학부 영상제작과 교수는 2011년 한국에 왔다. 2005년 처음 한국을 여행하면서 한반도의 근현대, 즉 일제강점기부터 '한강의 기적'의 발전시기를 거쳐 이른바 '촛불혁명'으로 불리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을 알게 됐고 이후 이를 기록하기 위해 아예 눌러살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영국 서섹스 대학과 런던대에서 공부하고 스카이TV 등에서 시사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해온 그는 지난 2014년 북한이탈주민과 2015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고(故) 손기정 선수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국내활동을 시작했다.

다음 영화를 준비하던 닐 교수는 2016년, 2년 동안 지켜봐 온 세월호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투신했다. '전원 구조' 오보와 침몰 진실 은폐 의혹 등 복잡한 정세를 "제대로 알고 또 해외에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영화 제작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중 이상호 감독이 "세월호 구조 실패의 책임자는 현직(당시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말하며 세월호 관련 예술 활동이 일부 경색국면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영어 강사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메튜 루트, 김한결 프로듀서와 함께 세월호 유가족과 재난 전문가 인터뷰를 엮은 '세월 이후'(After the Sewol)를 2017년 초 세상에 끝끝내 내놓았다.

이어 그를 고맙게 생각한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과 함께 자료를 추가로 모은 뒤에는 이듬해 후속편 격인 '크로스 로드'(Crossroads)를 공개하고 국제적인 상영에 나섰다. 그의 다큐멘터리는 미국, 캐나다,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스크린에 올랐다. "사람들이 함께 울고 답답해 했고, 원인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됐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크로스 로드에는 세월호 생존자들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인터뷰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원고 생존학생 등과 함께 대본을 작성하는 작업은 울컥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고통과 답답함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공감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닐 교수는 '공감'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됐다.

그는 영화를 통해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이준석 세월호 선장 한 명이 잘못해서 벌어진 사고가 아니라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 언론 등 모든 분야가 연관돼 벌어진 사고라는 것을 알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제2의 세월호 사태'로 일컬어지는 스텔라데이지호 사태도 언급하면서 "정상적인 국가를 바라는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5주기를 맞아 16일 '크로스 로드' 온라인판을 136만명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아시안 보스'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닐 교수는 "더 많은 사람이 세월호를 인권 문제라고 생각하고 공감했으면 한다"며 공개 계기를 밝혔다.

그는 15일 다시 진도 팽목항으로 내려갔다.
4.16재단이 후원하는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제 '다시, 4월' 토론자로 나서기 위해서다. 그는 이튿날인 5주기 당일에는 팽목항 일대에서 노란 리본 물결을 마주한 뒤 이를 기록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그의 손목에는 여전히 'Remember0416'이 적힌 노란 팔찌가 매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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