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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독주는 그만… 삼성 파운드리 ‘세계 1위’ 초석 다졌다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6 17:43

수정 2019.04.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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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나노 공정 개발 의미
시장점유율 대만에 이어 2위지만 장기적으론 ‘양강구도’ 구축 전망
국내 업체 기술 공조·지원 강화도
대만 독주는 그만… 삼성 파운드리 ‘세계 1위’ 초석 다졌다

삼성전자는 16일 발표한 극자외선(EUV) 기술 기반의 5나노 반도체 공정 개발 성공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개발을 시작으로 전사 차원에서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향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자체 사업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국내 관련 업체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국내 비메모리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초격차 전략 본격화

삼성전자는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에 뒤쳐져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두 업체가 시장을 양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해 두 업체는 최근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 양산에 있어서도 삼성전자와 TSMC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앞서 TSMC가 5나노 공정 개발을 삼성전자보다 먼저 성공했지만 삼성전자가 이달 EUV 기반 7나노 제품 양산에 먼저 돌입함에 따라 시장 지배력 강화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제품 양산에 한 발 앞선 삼성전자는 EUV 기반 5나노 공정 완료에 이어 3나노 공정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나노 공정엔 GAA 트랜지스터 구조를 적용한 기술이 사용된다. 현재 사용되는 핀펫 구조보다 한 차원 더 미세공정 단계에 진입하는 최첨단 차세대 기술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기술력에서 경쟁자를 압도하는 '초격차' 전략을 본격화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미세 공정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파운드리 기술 리더십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삼성전자가 첨단 초미세 공정 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역량과 생태계가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장비, 소재, 디자인, 패키징, 테스트 등 다양한 전문 업체들이 함께 성장해야 하므로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이 부족한 국내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회사들을 대상으로 기술 공조와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1장의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를 최신 5나노 공정까지 확대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업체들이 편리하게 최첨단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지원 프로그램인 '세이프(SAFE)'를 통해 설계 자산(IP) 외에도 공정 설계 키트(PDK), 설계 방법론(DM), 자동화 설계 툴(EDA) 등 5나노 공정 기반 제품 설계를 돕는 디자인 인프라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앞서나가기 위해선 설계, 소재, 장비 관련 업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최신 제품 생산 서비스와 파운드리 지원 프로그램이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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