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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왕'에서 '암호화폐 왕'으로… 새로운 길 걷는 김정주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7 16:56

수정 2019.04.17 16:57

넥슨 매각중 암호화폐 사업 확대
국내 대표거래소 코빗 이어 유럽 비트스탬프 인수하면서 미국 타고미와 협력 발판 마련
일본서도 라이선스 확보 나서
'게임왕'에서 '암호화폐 왕'으로… 새로운 길 걷는 김정주

국내 대표 게임기업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사진)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슨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한편에서 암호화폐 분야에는 추가 투자를 단행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지주사인 엔엑스씨의 미국 투자전문 회사인 엔엑스씨LLC가 미국 암호화폐 투자 대행 기업인 타고미에 투자했다. 타고미는 고객들의 암호화폐를 받아 대신 거래소에서 거래해주는 중개기업이다. 엔엑스씨LLC와 함께 김정주 대표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의 투자펀드 콜라보레이티브펀드도 함께 투자했다. 정확한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美 암호화폐 기업 타고미에 투자

이에 앞서 김정주 대표는 엔엑스씨를 통해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불리는 코빗을 인수하고, 유럽의 암호화페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도 인수했다. 한국과 유럽의 대표 거래소를 확보한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에서도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기업에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특히 타고미는 이미 김 대표가 인수한 비트스탬프와 함게 미국 뉴욕금융청의 암호화폐 거래 라이선스인 비트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비트스탬프가 비트라이선스를 활용해 미국에서 거래소 운영을 시작하면, 타고미의 거래 중개 서비스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스탬프가 비트라이선스를 확보해 미국에서 거래소 운영을 시작하면 타고미의 서비스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日서도 암호화폐 사업 확장 모색

비트스탬프가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함에 따라 코빗의 코빗USA를 청산키로 했다. 코빗은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사업 확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김정주 대표가 일본에서도 거래소 라이선스를 확보한 거래소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엔엑스씨는 지난해 비트스탬프 재팬을 설립하고 일본 시장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엔엑스씨의 연이은 암호화폐 관련 사업 확장은 미국의 달러, 유럽의 유로, 한국의 원화, 일본의 엔화까지, 주요 법정화폐를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거래소를 확보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김 대표가 암호화폐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게임사업을 매각하고 블록체인 사업에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예전부터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현실세계로 확장하는데 큰 관심을 보여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암호화폐 생태계가 게임 경제와 닮아있다는 점도 김 대표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넥슨 매각설이 불거졌을때 김 대표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지,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늘 주변에 묻고 스스로에게도 되물으며 고민했다"며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언급한 새롭고 도전적인 일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사업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게임관련 사업은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매각하고 김 대표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으로 주목받는 암호화폐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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