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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장남 김홍일 전 의원 별세...아버지 민주화운동 돕다 건강 잃어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0 23:59

수정 2019.04.21 10:45

15대부터 내리 3선 의원, 군부 독재 고문 후유증 파킨슨병 시달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1985년 3월 10일 서울 서교동 성당의 일요미사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가운데), 김 전 의원(왼쪽)의 모습. 2019.4.20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1985년 3월 10일 서울 서교동 성당의 일요미사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가운데), 김 전 의원(왼쪽)의 모습. 2019.4.20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오후 4시 8분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택에서 쓰러진 김 전 의원은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5시4분 사망했다.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에서 15대 국회부터 내리 3선 의원을 지냈다. 최근 파킨슨병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의 파킨슨병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고문 후유증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민주화 시대 이후에는 대통령의 아들로 불렸지만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는 탄압받던 야당 지도자의 아들로 아버지와 함께 모진 세월을 보냈다.

그는 1971년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선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고초를 겪었다.

중앙정보부 고문 끝에 목과 허리 그리고 신경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에도 공안당국으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전 의원은 1980년대부터 후유증에 시달렸다.

김 전 대통령도 생전에 자신의 정치 활동을 돕다가 건강을 잃은 맏아들에게 항시 애틋한 마음이었다고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지난 2004년 5월 17일 광주 5.18묘지에서 김 전 의원이 분향하는 모습. 2019.4.20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지난 2004년 5월 17일 광주 5.18묘지에서 김 전 의원이 분향하는 모습. 2019.4.20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전 의원은 DJ와 사별한 전부인 차용애 여사 사이의 장남으로 1948년 전남 목포 출생이다. 차남 홍업씨도 차 여사의 아들이며 3남 홍걸씨는 이희호 여사의 아들이다.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전남 목포·신안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당선돼 여의도로 입성했다.

정치인 김홍일 전 의원은 남북관계 기여 등에 공도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4∼2006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을 지냈다. 중국 옌타이(烟台)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는 등 동아시아 외교에 조예가 깊었다.

그러나 명암도 있었다.

2006년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1억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엔 건강 악화로 외부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난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수척해진 모습으로 휠체어를 탄 채 조문객들을 맞았다.

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지난 2002년 7월 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고 김 전 의원의 모습. 2019.4.20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지난 2002년 7월 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고 김 전 의원의 모습. 2019.4.20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의 삶에는 늘 아버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국회의원 당선도 '아버지의 후광' 때문이라는 시선이 꼬리표 처럼 따라다녔다.

2001년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 '나는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는다'에서 김 전 의원은 "대통령 아들은 영광이 아니라 멍에요, 행복이라기보다는 불행"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혜라 씨, 딸 지영·정화·화영 씨, 사위 장상현·주성홍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특 1호실에 마련됐고, 21일 오전 10시부터 조문을 받는다.
발인은 23일, 장지는 국립 5·18 민주묘지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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