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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아파트' 분양 받고 좋았는데 이젠 무늬만 로또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2 17:44

수정 2019.04.22 17:44

분양 받을땐 3억∼4억 차익 기대.. 집값 빠지면서 주변 시세 하락
전매제한에 금융비용·세금까지.. 계산기 두들겨보니 초라한 성적
'로또 아파트' 분양 받고 좋았는데 이젠 무늬만 로또

최근 당첨만 되면 3억~4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던 '로또 아파트'가 시장 침체로 미계약이 속출하면서 무늬만 '로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 '로또 아파트'로 불렸던 청약단지들도 최근 아파트 시세가 1억~2억원씩 떨어지고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세 중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세금 부담 등으로 기대만큼 수익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 분양가는 3.3㎡당 평균 2179만원이다. 전용 105㎡ 분양가격은 8억2590만~8억7860만원 선, 전용 111㎡ 분양가가 8억6000만~9억2000만원이다. 송파구가 분양가 산정을 위해 비교한 송파 장지동의 아파트 값은 현재 3.3㎡당 평균 3145만원이다. 전용 111㎡는 12억5000만~13억5000만원으로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70%가량이다.


이에 당첨만 되면 3억~4억원의 시세차익이 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로또 아파트'라는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전매제한과 더불어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과 세금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전용 111㎡ 기준 분양가가 8억4200만원에 발코니 확장, 옵션까지 더하면 8억6000만원가량이다. 취득세만 4000만원이라 총 비용이 9억원에 달한다. 이 중 중도금대출을 40% 받는다고 하면 자기자본금만 약 5억4000만원이 필요하다. 전매제한 4년도 걸림돌이다. 그때까지 호가가 12억5000만원이 유지된다고 했을 때 시세차익은 3억5000만원이다. 실제 수익은 양도세만 1억원에 그동안 들어간 이자 약 3000만원, 중개수수료 1000만원 등을 감안하면 2억원대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대출규제로 자기자본도 많이 들어가고 전매제한도 걸려 있어 이자부담도 커 확실하게 분석을 하고 청약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위례 리슈빌은 분양가가 워낙 낮아 그래도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곳이다. 세간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로또 아파트는 그 결과가 예상보다 초라하다.

지난해 초 개포 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개포 역시 전용 59㎡ 기준 10억6000만원대에 분양하면서 인근 개포 7단지 59㎡ 14억원 대비 3억원가량 저렴해 로또 아파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막상 개포 7단지는 올해 4월 13억원에 실거래가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총 7회밖에 거래가 없었다. 이 중 14억원 이상 된 것은 2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가격 급등 전인 2017년에는 12건이 거래됐으며 약 8억9000만~11억9000만원대였다. 최근 강남 지역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2억~3억씩 하락하고 있어 실제 디에이치자이개포가 입주할 때 시세가 14억원대를 유지할지 미지수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디에이치자이개포의 경우 용적률도 240%로 높고 영구 음영도 존재하고 있어 개포 7단지의 시세와 무조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현 시세가 유지되면 본전이지만 지금보다 시세가 하락하면 손해가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사강변도시에서 100대 1의 경쟁률을 넘은 미사역 동양 파라곤 역시 128㎡대가 5억7000만원에 분양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인근 미사강변푸르지오 전용 101㎡가 9억2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시세차익만 5억원 가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 비교대상 단지로 봐야 하는 곳은 미사 강변도시 19단지라는 지적이다. 이곳은 현재 시세가 약 6억6000만원이고, 올 들어 실거래도 1건밖에 없어 큰 시세차익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근의 A공인중개소는 "강변 19단지는 단지 인근에 초·중·고가 있고 서울도 가깝고 용적률이 200%로 낮다"면서 "미사역 파라곤은 역과 붙어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상복합에 초·중·고가 인근에 없어 실제 금융비용 등을 고려할 때 로또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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