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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루키'김기훈· 원태인, 프로 첫 선발승 누가 먼저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4 16:17

수정 2019.04.24 16:17

김기훈, 지난 19일 두산전서 5이닝 1실점 아깝게 첫승 놓쳐
원태인, 선발 등판 두차례 10⅔이닝..탈삼진 13개로 성장 가능성 엿보여
'괴물루키'김기훈· 원태인, 프로 첫 선발승 누가 먼저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두 차례 실전 등판으로 충분하다 판단했을까. 삼성 김한수 감독이 26일 LG전 선발투수로 고졸 루키 원태인(19)을 낙점했다. 원태인은 구원으로 6경기에 등판해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이후 2군으로 내려가 선발 수업을 쌓았다.

선발 등판 두 차례. 10⅔이닝을 던져 5실점 평균자책점은 3.48. 아직 정글로 나오기엔 미숙한 사냥기술이다. 그러나 13개의 탈삼진으로 자신의 발톱이 충분히 날카로워졌음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팀 사정이 절박하다.


최충연은 선발에서 구원으로 강등됐고, 최채흥은 위태롭다. 외국인 투수 맥과이어가 깜짝 노히트노런으로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아직 험난하다. 결국 삼성 벤치는 두 경기 선발수업 만에 원태인의 조기 졸업을 결정했다.

원태인은 KIA 김기훈(19)과 함께 고졸 신인 선발 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들 가운데 누가 먼저 데뷔 첫 승을 따낼까. 올 고졸 신인 가운데 첫 승의 손맛은 이미 지난 7일 KT 손동현(18)이 맛보았다. 손동현은 이 날 LG전서 이대은에 이어 구원으로 나와 2이닝 무실점 승을 올렸다. 남은 몫은 선발 승.

김기훈은 지난 19일 두산전서 손 안에 승리를 거머쥘 뻔했다. 김기훈은 5회까지 1안타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착실히 봉쇄했다. 5회 말 스코어는 KIA의 4-1리드. 19살 투수의 첫 승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하지만 6회 페르난데스에게 두 번째 안타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김재환 볼넷, 허경민 몸에 맞는 볼. 김기훈은 1사 만루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투수 고영창이 박세혁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는 바람에 4-4 동점. 김기훈의 첫 승은 그렇게 날라 갔다.

KIA 김기태 감독은 일찌감치 김기훈을 5선발로 낙점했다. 개막 이틀째인 3월 24일 잠시 구원으로 내세워 마운드 감을 익히게 한 후 3월 28일 한화전서 선발로 올렸다. 김기훈은 첫 선발 등판서 5이닝 3안타 2실점으로 싹수를 보였다. 탈삼진 6개.

이후 삼성전을 거쳐 SK, 두산으로 이어지는 강팀과 잇단 대련을 치르며 야생 호랑이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9일 두산전서 첫 승을 올렸더라면 더욱 강해지지 않았을까.

원태인도 고졸 루키에겐 가혹할 만큼 힘겨운 수련을 거쳤다. 지난 3월 30일 두산전서 9회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려졌다. 지난 해 정규리그 1위 두산 타선을 상대로. 2번 에르난데스, 3번 박건우, 4번 김재환, 5번 오재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좌타자만 3명. 원태인은 우투수. 결과는 3실점 블론세이브였다.

이 3실점을 제외하면 원태인은 나머지 5경기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3월 28일 롯데전과 4월 4일 KIA전서는 각각 2이닝과 3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KIA전 호투를 지켜본 후 삼성 벤치는 원태인의 보직을 선발로 바꾸기로 작정했다. 원태인과 김기훈은 만 20살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운드에 선 모습은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 같다.
어려운 상황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공을 던진다. 원태인과 김기훈의 성장은 단지 삼성과 KIA의 바람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 혹은 그 이상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기둥 노릇을 할 투수들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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