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진그룹, '3세 경영' 본격화...조원태 신임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4 18:30

수정 2019.04.24 18:30

6월 IATA로 첫 데뷔...경영권 위협 방어·상속세 재원 마련 등 과제 많아
지난 8일 고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지 16일 만에 한진그룹이 '조원태 체제'를 공식화하며 3세 경영 시대를 선언했다. 특히 행동주의펀드 KCGI 등이 주식시장에서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등 노골적인 경영권 위협이 지속되는 만큼 조기 회장 선임을 통해 조직안정화와 승계작업 본격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 신임회장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 '40대 총수'로 감당해야 할 무게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조원태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한 후 "조원태 신임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은 고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행동주의펀드 KCGI의 경영권 위협을 막아내려면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선임이 시급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행동주의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의 주식 보유 비율이 종전 12.80%에서 14.98%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현재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17.84%(보통주 기준)이다. 조원태 신임회장은 한진칼 지분이 2.34%밖에 없다. 때문에 조양호 회장 타계 이후 조원태 신임회장이 조부인 조중훈 창업주로부터 내려온 한진가의 한진칼 경영권을 지켜내려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과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2.30%)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이날 조원태 신임 회장의 취임에 대해 "한진가 내부에서 '조원태 체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외부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라도 조 신임 회장 중심의 신속한 체제 전환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신임 회장의 공식적인 데뷔 무대는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가 될 전망이다. IATA 연차총회 각 회원 항공사들의 최고경영층 및 임원, 항공기 제작사 및 유관업체 등 전세계 각계에서 1000여명 이상의 항공산업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는 최대 규모의 항공업계 회의다. 아울러, 조 신임 회장은 본격적으로 상속세 재원마련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조 신임회장이 내야할 상속세를 금융가에선 약 1727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 조양호 회장의 유가증권 가치 3453억원에 상속세율 50%를 적용한 금액이다. 관건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 지분을 팔지 않고 상속세를 마련하는 것이다.
시장에선 조 신임회장이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실추된 한진가의 이미지 쇄신도 조 회장이 풀어야 할 난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와 상속세 문제가 해소하고 난 후에는 애초 한진그룹의 발목을 잡아왔던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고 실추된 집안의 이미지를 쇄신해야 하는 큰 숙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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