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잠실서 개회, 평양 능라도서 폐회..북한은 응답할까[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8 16:33

수정 2019.04.28 16:44

김두일 정책사회 선임기자
전국체전 100주년, 큰 꿈 그린 박원순 서울시장 
개성~판문점~임진강~통일전망대
파주서 골인하는 경평 마라톤 등 남북 화합·평화 상징할 경기 제안
올해 슬로건 '다시 하나되는 100년'..남북 해방전까지 체육으로 하나돼와
北선수단 참가땐 100주년 의미 더해
서울 잠실서 개회, 평양 능라도서 폐회..북한은 응답할까[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전국체육대회가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체전 100년의 연륜을 맞고 있어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전국체전은 국내 스포츠 역사를 이끌어온 산실이다. 전국체전은 오는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7일간

잠실종합운동장 등 서울시내 69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17개 시·도 선수단과 18개 해외동포 선수단 등 3만여명이 참여한다.

대회 5개월여를 앞두고 서울시의 준비상황을 짚어본다.
또 전국체전의 어제와 오늘을 더듬어본다.

전국체전의 본고장은 서울이다. 전국체전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가 1920년 서울 배재고등학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후 서울은 1986년 제67회 전국체전 대회를 개최한 이후 33년 만에 제100회 대회 개최를 앞두고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 엠블럼은 숫자 100과 서울을 상징하는 'S'자의 성화를 표현시켰다. 또 대회 마스코트의 이름은 '해띠'다. '해띠'는 서울시의 심벌인 해치를 바탕으로 친근하고 활발한 분위기를 반영시켰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 잠실서 개회, 평양 능라도서 폐회..북한은 응답할까[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서울 잠실서 개회, 평양 능라도서 폐회..북한은 응답할까[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다시 하나되는 100년'

이번 전국체전은 역대 대회와 달리 우리나라 체육 100년 역사 속에서 그 역할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남과 북이 함께하는 한민족 체육대회였던 이 대회는 올해 북측의 참여를 한층 기대하고 있다. 대회 슬로건을 '다시 하나되는 100년'으로 정한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북한이 참여하면 민족체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민족의 단결과 화합을 이끌고 대회 전·후 남북 스포츠 교류의 새로운 전기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간절한 바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2월 전국체전을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개최할 것을 제안했었다. 개회식은 서울 잠실벌에서, 폐회식은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할 것을 제안했다.

경평축구, 경평마라톤, 농구 등 남북 화합·평화의 상징성이 있는 경기를 제안했다.

마라톤의 경우 개성시를 출발해 판문점∼임진강∼통일전망대를 달려 경기도 파주에서 골인하는 안이다. 축구는 역사성이 있는 경평축구대회를 서울·평양 경기장에서 각각 열 것을 바라고 있다. 또 경평 응원단을 꾸려 서울시민은 평양선수단을, 평양시민은 서울선수단을 응원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는 또 남북 시·도 전체가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해 대회 조직위원회를 공동 구성하고 평양시 선수단이 남측 17개 시·도 선수단과 함께 대회에 참여하며 북측이 희망하는 일부 종목 경기를 평양에서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남측과 북측의 평화 교류를 상징할 수 있는 소수 경기종목에 북측 선수단을 초청해 참여경기 또는 친선경기를 하는 안도 제안했다.

원래 전국체전은 해방 이전까지 남북이 체육으로 하나되는 계기가 됐다. 만약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석한다면 체육 역사에 상징적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서울시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북한 선수단 참가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서울 잠실서 개회, 평양 능라도서 폐회..북한은 응답할까[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서울 전국체전 100년의 역사성

전국체전의 효시는 1920년 지금의 배재고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다. 이 대회는 중학단(학생부)과 청년단(일반부)으로 나눠 치러졌다. 학생부에는 배재고보, 경신고보, 중앙고보, 보성고보가, 일반부는 경신구락부, 천도교청년회, 배재구락부, 삼한구락부, 중앙YMCA가 참여했다. 전국체전은 일제강점기에 민족정신 함양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그러나 중일전쟁 발발과 조선체육회 강제해산 기간인 1937 ~1944년과 1950년 6·25전쟁 때를 제외하곤 매년 열렸다.

전국체전은 엘리트 스포츠의 산실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어 전국체전은 1957년부터 지방순회를 시작한다. 지역체육 인프라 확대와 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도 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스포츠 경기대회이자 대표적인 스포츠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미 서울시장을 위원장으로 국회의원, 서울특별시교육감, 서울시의회 의장, 대학총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정치, 언론, 방송, 경제, 문화, 체육 등 각 분야 대표인사 133명이 참여하는 조직위원회를 지난해말 조직했다. 또 남북협력, 체육, 공연·예술 등 전문가와 25개 자치구에서 추천한 시민 등 130여명이 참여하는 '제100회 전국체전 성공기원을 위한 시민위원회'도 구성했다.

이어 역사와 미래를 잇는 100회 기념체전을 위해 과거 100년 체육 역사와 의미를 널리 알리고 역사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인 행사를 열 계획이다.

먼저 1920년부터 현재까지 대회와 관련한 각종 간행물, 사진, 동영상을 비롯해 메달, 트로피 등 대회 물품을 발굴 정비해 전국체전 역사 홍보관과 사진전시회 등을 오는 6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하고 전국체전 기념우표를 곧 발행한다.

서울-평양 축구, 농구 등 대회를 열고 축하사절단을 파견하며 북측의 태권도 시범공연, 문화공연 등 평화·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대회 100년 의미에 맞춰 전국체전에선 처음으로 17개 전 시·도를 경유하는 성화를 봉송해 지역별 축제분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성어린 환대 준비로 전 국민 감동체전을 만들 계획이다. 서울방문객에게 숙박, 음식 등 서울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체육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와 나아가 북측에서도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해 다시 하나되는 100년을 설계하자"고 말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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