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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삼성 찾은 文대통령, 민·관 공조 확산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30 17:22

수정 2019.04.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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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성장 부진에 직면.. 기업·정부 손잡고 가야
문재인 대통령이 4월 30일 경기 화성시 반월에 있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초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국내 공장 방문을 요청했다. 그때 문 대통령은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화답했다. 그 약속이 석달 반 만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2030 반도체 비전'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메모리를 넘어 비메모리, 곧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른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정부도 즉각 응답했다. 산업부는 대통령의 삼성전자 방문에 맞춰 향후 10년 동안 시스템반도체에 1조원을 투자하고 대학에 반도체학과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오랜만에 기업과 정부가 손발을 착착 맞추는 모습이다.

진작에 이랬어야 한다. 약 2년 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뒤 우리 경제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민생과 연결된 두 핵심지표, 곧 고용과 성장률이 동시에 나빠졌다. 고용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4분기 성장률은 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는 불황 수렁에서 빠져나오려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짰다. 세금을 쓰는 재정 투입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나은 방책은 민간 투자 확대다. 예산을 아끼면서 동시에 일자리도 만들 수 있으니 정부로선 일석이조다.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은 올바른 선택이다. 삼성전자는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60%나 줄었다. 주력제품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락한 탓이다. 그 통에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다시 미국 인텔에 내줬다. 인텔은 자타가 공인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최강자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가 새로 개척할 시장이 넓다는 뜻이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 시장보다 두 배나 크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민·관 공조가 반도체를 넘어 바이오·미래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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