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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수출 다섯달째 내림세, 가볍게 볼 일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1 17:07

수정 2019.05.0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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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 관세가 변수.. 면제에 총력 기울이길
4월 수출이 또 줄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째 연속 하락이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가치는 하락세)가 또렷하다. 지난달 30일 원화는 달러당 1168.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출이 시원찮으면 환율은 오르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기 때문에 물가, 실업률, 외환보유액 등 거시지표들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대통령의 경기진단을 뒷받침했다. 이 총재는 1일 피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감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오는 2·4분기부터 성장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총재는 가장 객관적 위치에서 경기 판단을 내리는 인물이다. 대통령과 중앙은행 수장의 판단을 존중한다.

다만 추세적 수출부진에 대해선 경고음을 울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경제는 수출로 먹고사는 구조다. 5개월 연속 수출 하락을 대수롭지 않게 봐선 안 된다. 이르면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수입자동차에 최고 25%의 관세를 매길지 여부가 가닥이 잡힌다. 방위비협상이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서 보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익이 걸리면 우방이라고 봐주는 법이 없다. 자동차 관세도 안이하게 대처하다간 큰코다친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산 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중순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만나 역시 면제를 요청했다. 암참, 곧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지난주 서울 여의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한국에 적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한국만 특별대우를 받을 거란 보장이 없다는 가정 아래 대응전략을 짜는 게 현명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산 자동차가 25% 관세를 물면 가격이 9.9∼12% 오를 것으로 추정한다. 대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계가 입을 손실도 수조원으로 예상된다. 일자리도 걱정이다.
문 대통령과 정부가 자동차 관세 면제에 좀 더 힘을 쏟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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