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기자수첩] 투쟁만 하는 野, 수습 못하는 與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2 16:55

수정 2019.05.02 17:17

[기자수첩] 투쟁만 하는 野, 수습 못하는 與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일 청와대 분수대를 시작으로 대전·대구·부산 등을 돌며 장외투쟁을 지휘했다. 지난주 선거법·개혁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막기 위해 국회를 점거했던 한국당이 전국적인 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국회 점거 사태에 대해 "난 더 이상 정치를 안 한다. 제 이름으로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한 국회 관계자는 "여야 간 물밑협상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폭력조직 두목도 타협이라는 걸 한다. 이런 식으로 정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당의 행태는 여야 협치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의원과 보좌진 수백명은 지난달 25~28일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겠다면서 국회 의사과 및 회의실 점거, 동료 의원 감금 등 물리력을 행사했다.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문희상 의장이 쇼크 증세로 병원에 이송되는 등 국회에선 33년 만에 경호권이 발동됐다. 제1야당이 국회를 무법지대로 만든 것도 모자라 이젠 장외투쟁에 나선 것이다.

여당 역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보좌관을 무더기로 고소·고발하면서 상황을 극단적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신속한 사법처리를 위해) 저부터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이 같은 강경 대응으로 한국당이 출구전략을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제1야당은 투쟁만 하고, 여당은 수습 능력이 없는 '정치 부재'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사태를 해결해야 할 여야 지도부 간 소통이 막혀 있다는 점이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홍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주당도 "나 원내대표는 대화가 안 통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여야 보좌진들은 한목소리로 "두 원내대표 간 교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가장 활발해야할 지도부 간 '물밑정치'가 자취를 감췄다는 평가다.

이날 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165만명을 돌파했다.
민주당 해산 청원글에도 27만명이 참여하는 등 좌우 분열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야 논의가 실종되면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개편안 등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도 멈췄다.
정치 부재로 인해 국민이 보는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정치부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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