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엄정수사" 자진탄원 승리, 단톡방에 무너지며 구속 위기

뉴스1

입력 2019.05.08 19:12

수정 2019.05.09 08:46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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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승리가 지난 2월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는 모습./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가수 승리가 지난 2월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는 모습./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가수 승리가 지난 3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가수 승리가 지난 3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가수 승리가 지난 3일 새벽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유리홀딩스와 버닝썬 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가수 승리가 지난 3일 새벽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유리홀딩스와 버닝썬 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의혹 제기에 자진출석 자신감…'단톡방' 공개 줄입건
'버닝썬 수익금 횡령'과 '성매매 알선'이 주요 혐의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에 대해 8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승리는 '자신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탄원했다'며 자진해서 서울지방경찰청 문턱을 밟은 지 2달 여 만에 신병처리 대상이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클럽 '버닝썬'의 수익금을 횡령하고 사업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34)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승리는 클럽 '버닝썬'이 마약·성폭행·불법촬영·경찰 유착 등 의혹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클럽 지분을 가진 자신의 이름이 세간에 오르내리자 지난 2월 경찰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승리는 총 18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았다. 드러난 혐의만 5개다. 경찰은 결국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정황도 있었다"며 면밀한 법률검토 끝에 승리에 대해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했다.

◇의혹 불거지자 자진 출석…"하루빨리 의혹 규명하고파"



승리의 첫 경찰 출석은 자신만만했다. 승리가 클럽 '아레나' 등지에서 사업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던 지난 2월27일 그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자진 출석했다.

승리는 당시 출석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오전에 저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하루빨리 모든 의혹들이 진상규명될 수 있게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출석을 앞두고는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수사기관에 자진 출두해 본인과 관련된 모든 의혹들에 대한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첫 출석에서 8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승리는 "저와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면서 "언제든 다시 불러주시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하며 여유 있게 귀가했다. 마약 검사에 모두 응했다며 자신감도 보였다.

◇'승리 단톡방' 드러나며 반전…"조작됐다" 주장했지만 피의자 입건

하지만 승리와 가수 정준영(30)·최종훈(29) 등이 참여한 이른바 '승리 단톡방'의 대화 내용이 하나 둘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뒤집혔다. 승리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조작이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경찰이 대화 내용을 확보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승리는 결국 지난 3월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다.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다음날인 3월11일 승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승리는 첫 번째 출석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표정은 어두웠고, 첫 출석 때보다 말을 아꼈다. 그는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받고 피해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승리는 경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3월 말로 예정되어 있던 군 입대도 미루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로도 승리가 직접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과 함께 '승리 단톡방' 멤버가 경찰 고위층과 유착되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추가로 나왔다.

승리에게는 성매매 알선 외에도 업무상 횡령·불법촬영물 유포·식품위생법 위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4개 혐의가 추가됐다.

◇경찰 "승리 횡령액 5억여원, 특경법 혐의…증거인멸 정황 포착"

승리가 받는 여러 개의 혐의 중 구속영장 신청의 주요 근거가 된 부분은 '버닝썬 수익금 횡령'과 '성매매 알선'이다.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가 버닝썬의 수익금을 5억여원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횡령·배임이나 사기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을 넘는 경우 적용된다. 재판으로 혐의가 확정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 중대범죄다.

버닝썬의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경찰은 20억여원의 수익금이 횡령된 정황을 발견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경찰은 이중 승리와 유 전 대표가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와 유 전 대표가 세운 업체의 컨설팅 비용 명목 등으로 5억3000만원 정도를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승리와 유 전 대표는 서울 모처의 호텔과 아레나 및 필리핀 팔라완 등지에서 일본인 사업가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실제로 일본인 A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 성접대를 하기 위해 여성들을 부르고 그 대금을 알선책의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접대가 이뤄진 호텔 숙박비는 승리가 YG엔터테인먼트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유 전 대표가 성접대 부분 혐의를 시인했지만 승리는 성접대와 버닝썬 수익금 횡령에 관련된 혐의 전반을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찰은 "혐의의 죄질이 중하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앞으로도 증거인멸 우려가 높아 구속의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승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승리는 수사 2달여 만에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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