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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미중 무역협상, '도 아니면 모' 관전포인트는?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9 15:30

수정 2019.05.09 15:30

This file picture taken on November 6, 2018 shows a Chinese and US flag at a booth during the first China International Import Expo (CIIE) in Shanghai. - With the eyes of the world on Washington for the high-stakes trade talks on May 11-12, 2019 between China and the United States, none will be more
This file picture taken on November 6, 2018 shows a Chinese and US flag at a booth during the first China International Import Expo (CIIE) in Shanghai. - With the eyes of the world on Washington for the high-stakes trade talks on May 11-12, 2019 between China and the United States, none will be more focused than those of Chinese exporters who are increasingly worried about the impact of more tariffs. (Photo by JOHANNES EISELE / AFP)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일촉즉발 상태에 빠졌다.

양국 무역협상단이 9∼10일 워싱턴에서 담판을 앞둔 가운데 최악 시나리오는 미국이 예정대로 10일 관세계획을 강행하고 곧이어 중국이 맞보복 관세인상안을 내놓는 경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앨릭 필립스는 미국의 관세율 인상안 가능성을 60%로 내다봤으며 10일까지 미중 무역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고작 10%로 전망됐다. 미국의 일방적인 중국 때리기에 수세적 양보안으로 일관해 온 중국도 이번엔 결사항전의 분위기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과 협상에서 중국이 감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넘어설 수 없다는 각오다. 중국 관영언론과 전문가들의 언급에서 등장하는 대미 반격 카드로는 동등한 규모의 맞불 관세율 인상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이자 미국 유권자 민심을 좌우하는 농산물과 국채 매각 등이 꼽힌다.


■中,결사항전 반격카드 고심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에서 "무역전쟁 격화를 대비해 중국은 이미 각종 준비를 했다"면서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기업의 손실을 지원하는 등 중국은 물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미국보다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공평의 원칙을 토대로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에 맞서 미국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여론을 조성했다.

바이밍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가장 직접적인 대응책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중국은 아직 관세를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총 11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각각 5%와 1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마국의 추가 관세율 인상이 단행될 경우 기존 관세율을 20%와 25%로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부과 대상이 5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에 대한 반격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미중간 교역 규모의 차이 탓에 미국의 관세규모에 동등하게 맞보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거론되는 중국의 반격카드는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집중적인 관세폭탄 투하를 비롯해 미국 국채 매각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거시 경제 분석가인 둥사오펑은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올리고 미국 국채 보유량을 조정하는 등 많은 대응책이 있다"고 말했다.

■美요구 中내정간섭 수준?
미국이 배수진 전략에서 극적 합의안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10일 협상에서 극적으로 성사되거나 이번 협상 이후 추가 재협상 시간을 가지면서 이뤄질 기대감도 살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고위급 협상단이 워싱턴 DC에 왔음에도 협상 판이 완전히 깨진다면 미국 경기는 심각한 하강기에 들어가거나 잠재적으로 침체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물렸다가도 증시나 경제가 약해진다 싶으면 언제라도 물러서곤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이 아닌 적정선까지만 몰고 갈 것이란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양국간 극적 합의는 중국의 대규모 양보안이 제시될 경우 가능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미중 무역협상이 틀어진 데는 미국의 요구안이 사실상 중국의 내정간섭 수준이었다는 중국내 불만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자문을 맡는 스인훙 인민대 교수가 "미국은 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든 사안이 합의문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영기업 보조금 철폐에 대한 미국의 요구도 중국 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옵션이다.
국유기업 보조금 폐지는 결국 중국의 거대 경제발전 청사진의 동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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