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文 대통령마저 등 돌린 北 미사일 도발

북한이 닷새 만에 다시 발사체 도발을 감행했다. 9일 오후 평안북도 구성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을 발사하면서다. 그것도 대북 식량지원을 검토 의중을 밝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방송 대담 4시간 전이었다. 그러니 북핵 협상의 불씨를 살리려 가급적 북한을 감싸려던 문재인정부도 곤혹스러울 게다.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이러면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겠나.

미국 국방부는 북이 9일 쏜 발사체는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비행거리가 300㎞대라며 '단거리 미사일'임을 강조했다. 탄도미사일 시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미국은 그간 단거리 미사일에는 직접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 북한도 지난 4일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발사에 이어 나름대로 북·미 협상의 판을 깨지 않으려고 수위를 조절 중이라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9일 북한의 도발 직후 석탄 불법 운송에 사용된 북 화물선을 압류, '제재 유지'를 고수했다.

북한이 무력 시위로 핵동결과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스몰딜'을 관철시키려는 건 오산이다. 특히 '북 대변인'이란 비판을 감수하며 대화기조 유지에 매달리고 있는 문 대통령을 압박한다고 해서 얻을 건 없음을 알아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소규모 식량지원은 할 수 있어도 어차피 유엔 결의의 큰 틀을 벗어날 수 없어서다. 북측이 식량지원도 필요없다며 허세를 부릴 게 아니라 뒷걸음치는 경제를 직시해야 할 이유다.

더욱이 시간이 북한 정권의 편이라고 보긴 어렵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말까지만 버티면 대선 국면에 돌입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압박이 사라질 것으로 여겨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표를 결집하는 데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강한 지도자상을 보여주는 게 미국 대선의 일반적 패턴이다. 그렇다면 더 강한 대북 봉쇄에 직면하기 전에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는 게 순리다. 김정은 정권은 '도발-협상-보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부활할 것이라는 미망에서 깨어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