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시아나 인수 안한다는 롯데·한화, M&A 향방은

뉴스1

입력 2019.05.15 07:00

수정 2019.05.15 07:00

그래픽=최수아 디자이너© News1
그래픽=최수아 디자이너© News1


호남정서 고려…사모펀드 등 참여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
에어서울·에어부산 분리매각 방안도 배제 못해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주요 대기업들이 M&A(인수·합병) 참여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매각작업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아시아나 매각은 채권단이 강하게 추진했다. 산업은행도 매각에 자신을 드러낸 바 있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인수참여 거부의사는 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주고 있다.

채권단의 자신감은 잠재적 인수후보자들과 물밑교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예상이 나왔으나 주요 후보들이 선을 그으며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PEF)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인수 후보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금을 십시일반 모아 리스크를 나누는데 호남에 기반을 둔 기업들과 사모펀드가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호남 기업인 아시아나 매각을 둘러싼 지역 정서를 달래는데도 유리하다.

지난 14일 아시아나 주가는 주당 20원(0.34%) 소폭 오른 5960원으로 마감했다. 52주 최저인 3290원을 찍은 3월 하순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매각 결정 후 52주 최고가인 945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 흐름에 비해선 많이 약화된 주가 흐름이다.

노선 조정 등 구조조정과 함께 주요 기업들이 인수 참여 가능성을 일축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채권단의 자신감과 달리 아시아나 매각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화학공장 준공식에 참여해 아시아나 인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후보로 꼽혔던 한화그룹도 주요 계열사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아시아나 인수 참여를 부인했다.

매각공고가 나기도 전에 이들 그룹이 아시아나 인수 참여에 선을 긋고 나선 것은 내부 혼란을 줄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아시아나 인수는 물류와 방산 등 부분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으나 이들 기업 기존 사업부문과의 공통분모는 사실 많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최대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아시아나 인수참여설이 계속 거론되면 주주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 인수자금도 문제지만 아시아나 부채비율을 줄이려면 최대 1조8000억원가량의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에 따른 확실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투입은 또 다른 승자의 저주가 될 우려가 있다. 이들 기업이 인수후보군으로 지속 거론되면 이같은 우려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서둘러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기업이 발을 빼고 뚜렷한 후보가 나서지 않으면 사모펀드를 낀 컨소시엄이 인수를 타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때 호남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면 지역정서를 달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항공안전법은 해외자본이 국내에서 항공사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해외자본을 규정하는 기준은 외국인 투자 비중이 50%를 넘는지 여부다. 바꿔서 말하면 외국인 지분이 50% 미만인 PEF는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기준에 맞는 사모펀드를 끼고 호남권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후보군으로는 굵직한 M&A 때마다 후보군으로 거론된 호반건설 등이 꼽힌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일괄매각을 원칙으로 제시하면서도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경우 비용부담과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어 매각 표류 가능성이 짙어지면 분리매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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