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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 승리자신 트럼프 "적절한 때 합의"..금리인하 또 압박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5 17:02

수정 2019.05.15 17:02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the Cameron LNG Export Terminal in Hackberry, La., Tuesday, May 14, 2019. (AP Photo/Gerald Herbert)<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the Cameron LNG Export Terminal in Hackberry, La., Tuesday, May 14, 2019. (AP Photo/Gerald Herber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티격태격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기고 있고 늘 이긴다"며 낙관론을 폈다. 그러면서 중국과 아직은 무역합의에 이를 시기가 안됐음을 시사했다. 중국이 압박을 받은 끝에 미국에 유리한 협정을 맺을 준비가 됐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농민들에 대한 지원을 재확인했고, 연방준비제도(연준)에는 금리인하를 또 다시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호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합의, 아직은 때가 아냐"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전 트윗에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중국과 합의를 이루게 될 것"이라면서 "시(진핑) 주석에 대한 존경과 우정은 무한하지만 전에 그에게 수없이 말했던 것처럼 이는(무역합의) 반드시 미국에 위대한 합의가 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어떤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렇지만 무역합의는 반드시 이루게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트윗을 올린 뒤 백악관 야외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이 중국과 "사소한 일로 옥신각신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합의는 "분명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2주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되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돌연 5일 폭풍 트윗을 통해 중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올리겠다고 위협했다.

중국을 밀어붙이기 위한 협상전략으로 보였던 관세인상 카드는 중국과 협상이 교착되면서 10일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 관세율이 10%에서 25%로 뛰는 현실이 됐다. 이전과 달리 즉각 대응에 나서지 못하면서 이번에는 중국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우려해 미국에 보복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중국은 보란듯이 13일 미 제품 관세율을 25%로 전격 인상했다.

■지지층 농민 지원 방안 추진
중국의 맞대응은 트럼프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기존 2000억달러어치 외에 중국 제품 3250억달러어치에 대해 추가로 25% 관세를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의 대응에 맞서 추가 관세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이날 다짐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중국의 보복에 놀랐다면서 행정부가 앞으로도 관세 대상 규모 확대 가능성을 '매우 강도 높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모든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음을 강조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 둔 트럼프는 다른 한 편으로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 중임을 확인했다.

양국간 무역전쟁으로 곡물을 비롯해 상품 가격이 추락하고,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트럼프는 정부가 수출 감소로 소득이 줄어든 농민들에 소득보전을 해주겠다는 지난주 다짐을 이날 확인했다.

그는 "우리의 위대한 애국 농민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우리의 위대한 농산물들을 계속해서 사들이기를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들의 나라가 그 차액을 보전해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연준에도 금리인하를 다시 촉구했다. 그는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하면서 연준이 만약 "'게임'에 진짜로 참여한다면 게임은 끝난셈이 될 것이며 우리가 이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어떤 경우이건 중국은 합의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대중압박 지지
관세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대한 민주·공화 양당의 광범위한 지지에도 일부 균열을 가져왔다. 특히 내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무역전쟁으로 중국과 교역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다면서 "이는 오직 노동자들과 농민들에 고통을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도 10일 관세인상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의원들은 여전히 트럼프가 중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낸 것에 대해서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관세를 포함한 조세 문제를 관장하는 상원 금융위원회의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위원장은 "관세 (인상과 추가 관세 검토)소식에 실망했다"면서도 그러나 "이전 대통령 너댓명이 두려움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지금 대통령이 하고 있다는 점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미중이 결국 무역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감에 힘입어 유럽과 뉴욕증시 모두 1% 안팎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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