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긴 반도체 바닥… '반등 신호' 언제쯤

수출물량·가격 여전히 부진
무역분쟁으로 수요회복 불투명
국내 경기 반등도 밀릴 가능성

올 하반기 경제반등 여부의 가늠자인 반도체 경기의 바닥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하반기부터 반도체가 다시 우리 수출을 이끌기 위해서는 올 2·4분기 반등이 시작돼야 한다. 하지만 수출 가격이나 물량 등에서 아직 반도체 경기는 바닥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글로벌 수요회복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물량은 전년동월 대비 0.9%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은 지난해 12월 -5.3%를 시작으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다가 지난 3월에 1.8%로 반등한 바 있다. 3월 만들어낸 반등 흐름을 4월에는 이어가지 못했다.

수출가격 측면에서도 반도체 흐름은 좋지 못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물가는 전달 대비로 -5.2%를 기록하는 등 9개월 연속으로 하락 중이다. 더구나 올 들어 줄어들던 낙폭도 지난달 커지는 모습이었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실에선 반등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와 관련, 지난달 1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다수 기관에서 반도체가 하반기부터 수요가 다시 살면서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돼도 하반기보다 늦어질 수 있고, 속도도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부진이 지속되는 이유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지속과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 정체에 따른 부진이다.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호황기에 늘려놓은 공급은 유지되고 있는 반면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크게 위축된 반도체 수요가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부르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지 IT기업도 투자를 하고,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중국과 미국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25%로 인상할 경우 반도체 등 중간재의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등 한국의 총수출이 0.14%(8억7000만달러)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단 미·중 무역협상이 결론적으로는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전망 대비 타결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요회복 시점도 늦어지면 국내 경기의 반등시점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