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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규제 허물면 제2, 제3의 셀트리온 나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7 17:48

수정 2019.05.17 17:48

셀트리온이 오는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6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존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 위기인 상황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 투자를 결정한 것처럼 셀트리온은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11만명(간접고용 포함)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셀트리온의 이번 투자가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미래 성장성이 매우 큰 분야로 손꼽힌다. 글로벌 바이오시장 규모는 약 1500조원으로 반도체(457조원)나 자동차(600조원)보다도 덩치가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 같은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및 과학기술, 우수인력 등을 활용하면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도 지난달 비메모리, 미래자동차와 함께 바이오를 혁신성장 3대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하면서 '추격형' 단계에 머물고 있는 관련 산업을 '선도형'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정부가 할 일은 기업이 힘껏 내달릴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이다. 올해 초 청와대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바이오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조원 정도"라면서 "삼성 같은 기업과 함께 뛴다면 몇 백조원은 가져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하루빨리 걷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기업인들은 입을 모은다.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법'(일명 첨단바이오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정성 우려 등을 이유로 현재 관련 논의가 한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업계는 법 제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면 도약을 앞두고 있는 우리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제2, 제3의 셀트리온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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