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김학의 구속 후 두번 째 소환…뇌물 '대가성' 보강 집중

뉴스1

입력 2019.05.21 15:29

수정 2019.05.21 17:16

1억6,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News1 이승배 기자
1억6,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News1 이승배 기자


1억원 상당 제3자뇌물 '부정한 청탁' 입증 과제
전날 윤중천 영장에 '김학의와 합동강간' 적시도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건설업자로부터 1억6000만원대 금품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이 구속 이후 두 번째로 검찰에 소환됐다. 구속 후 첫 조사에서 "변호인과 충분한 접견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진술을 거부한 김 전 차관이 이번엔 입을 열지 주목된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21일 오후 2시부터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차관을 불러 뇌물수수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도하고 있다.

앞서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구속한 다음날인 17일 조사를 시도했으나 김 전 차관이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19일 조사에선 김 전 차관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새로 선임된 변호인들과 접견을 하지 못했다며 2시간 만에 서울동부구치소로 돌아가면서 사실상 제대로 된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수사단은 이날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구속영장에 적시된 뇌물수수 혐의에 관한 보강조사를 우선 진행할 예정이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총 1억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가장 큰 뇌물 액수는 2008년 윤씨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로부터 받을 돈 1억원을 포기하도록 했다는 제3자뇌물수수 혐의다.

윤씨가 2007년 이씨에게 명품판매점 보증금 명목으로 1억원을 준 뒤 돌려받지 못하자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으나 김 전 차관의 요구로 취하했다는 내용이다.

제3자뇌물수수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선 당시 춘천지검장이었던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인 이씨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했다는 게 입증돼야 한다.

수사단은 윤씨가 검찰 고위간부였던 김 전 차관에게 향후 청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뇌물을 줬다고 보고 남은 수사기간 두 사람 사이에 특정한 청탁이 오간 정황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로 지난 3월29일 출범한 수사단이 들여다보는 의혹은 뇌물 외에 성범죄, 직권남용으로 크게 세갈래다.

그동안 김 전 차관의 성범죄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강제성 입증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높았다.
다만 수사단이 전날 윤씨의 구속영장에 2007년11월 윤씨가 김 전 차관과 함께 강간을 저지른 범죄사실을 포함하면서 김 전 차관에게 강간치상 혐의 적용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이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외압을 가했다는 직권남용 의혹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선 진술보다 물증이 중요하다고 판단, 앞서 대통령기록관과 경찰청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 분석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6월초 뇌물과 성범죄를 포함한 주요 혐의는 물론 수사외압, 무고 등 사건과 관련된 혐의 전반을 정리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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