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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 40대부터 매년 혈당검사 받으세요 [Weekend 헬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3 16:51

수정 2019.05.23 16:51

공복혈당 126mg/dL 이상이면 의심해야..실명·만성신부전 등 합병증만 80여개
"환자 편의성 높인 다양한 약 출시…동반질환 따라 치료제 선택 가능해져"
당뇨병 3多 증상 알아두세요
1. 다뇨 (잦은 소변)
2. 다음 (물을 많이 마심)
3. 다식 (많이 먹지만 체중은 감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당뇨병 인구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명(14.4%)은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당뇨병은 한국인의 5대 사망원인에 들어갈 만큼 무서운 질병이다. 바로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은 실명과 만성 신부전, 비외상성 하지 절단 등 무려 80여 개에 달한다.

김성래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23일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치료와 통합적인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당뇨병 치료제의 폭이 넓어지고 있어 환자의 동반 질환에 따른 치료제 선택도 가능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무증상이라 합병증 위험 높아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는 포도당이다. 혈액 속에 존재하는 포도당을 혈당이라고 하는데 혈액 속에 있던 포도당이 세포로 이동해 에너지로 사용된다. 이때 혈액에 있는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데 필요한 물질이 바로 인슐린이다.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거나 작용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적절하게 들어가지 못하면 혈당이 올라가고 혈액이 찐득찐득해져서 혈관에 합병증을 일으키는 병을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 있다. 제1형 당뇨병은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데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한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만들어 분비된다. 이 베타세포가 어떤 이유로 파괴돼 인슐린 생산을 못하게 되면 혈당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주사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은 성인에서 발생하며 잘 분비되던 인슐린이 어떤 원인에 의해 적게 분비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한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2형 당뇨병에 해당한다. 당뇨병의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에게 비만, 과다한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 운동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감염증, 당대사에 영향을 주는 약물 복용, 위절제 수술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게 되면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혈당이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 100~125mg/dL이면 공복시 포도당 장애로 의심할 수 있다.

4개월 평균 혈당수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당화혈색소를 체크하면 된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내 혈색소가 포도당과 결합된 형태인데 당화혈색소가 5.6% 이하면 정상이지만 5.7~6.4%라면 당뇨병 고위험군으로 봐야 한다.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당뇨병이 심해지면 3다 증상이 나타난다. 바로 소변을 많이 보는 것(다뇨), 물을 많이 마시는 것(다음), 많이 먹는 것(다식) 그리고 체중감소다. 정상인의 콩팥에서는 혈당을 재흡수해서 소변으로 배출하지 않는데 혈당이 180mg/dL 보다 높아지면 콩팥이 당을 다 재흡수하지 못하게 되어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가게 된다. 포도당이 빠져나갈 때 많은 양의 물이 함께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많이 보게 되고 물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탈수가 생겨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또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당이 높아도 에너지 부족상태로 판단해 에너지 섭취를 더 하도록 신호를 보내 더 먹고 싶어지고 많이 먹게 된다.

하지만 당뇨병의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당뇨병인지 모르고 방치하다가 당뇨병 합병증이 진행된 후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40세가 넘으면 매년 공복에 혈당 검사를 하도록 하고 당뇨병이 있다면 1년에 한 번씩 합병증이 생겼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GLP-1 유사체 등 다양한 약물 출시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1차로 '메트포르민'을 처방받게 된다. 하지만 메트포르민으로 2~3개월 이상 복용한 후에도 혈당 강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2차 치료제로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을 사용하게 된다.

또 대한당뇨병학회의 최신 진료 지침에 따르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확인된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적극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GLP-1 유사체를 권고했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인크레틴이 효소인 DPP-4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아 혈당을 조절해준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을 촉진함으로써 혈당을 낮춘다. GLP-1 유사체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 약물이다.


최근 GLP-1 유사체가 주목받는 것은 당화혈색소 감소는 물론이고 음식 소화에도 관여해 위 배출 속도를 늦춰 공복이나 식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소 효과가 있고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은 장점도 있다.
또 주 1회 주사하기 때문에 환자의 복약 편의성도 높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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