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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감싸는 트럼프 '나홀로' 대북관, 의도 있나?

뉴스1

입력 2019.05.28 08:14

수정 2019.05.28 08:14

아베 "北 발사, 유엔 안보리 위반"…트럼프 "위반 아냐"
美정치권서도 "아첨만 하면 되냐…독재자 칭송 잘못"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혼자서만 다른 북한에 대한 관점을 드러내 주목된다. 백악관 내부는 물론 동맹국이자 북한 문제에 있어서 공조를 보여야 할 일본과도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무조건 감싸고 도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다른 의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기간 내내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미일 동맹을 강조했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엇박자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견장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위반돼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똑똑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실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한 오랫동안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다. 탄도미사일 발사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위협을 느낀다(feels threatened)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당신을 괴롭혔는가'(bothered)란 질문에 "나는 '개인적으로'(personally)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북 문제를 둘러싼 미일 정상 간 견해 차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뿐 아니라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발언까지 직접 반박하며 김정은을 감싸줬다"고 해석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만 유지하면 미사일을 쏴도 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톰 말리노스키(민주·뉴저지) 하원의원은 이날 CNN에 출연해 "미국 대통령에게 아첨하고 그의 정적을 욕보이면, 미사일을 발사하고 동맹을 위협하며 미국 시민을 살해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도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메모리얼데이를 맞이하는 주말에 독재자를 칭송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칭찬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의소리(VOA)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계속 강조하는 데 대해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 일탈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것을 지금까지 북한과의 협상에서 얻은 중요한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통해 북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면서 "북한 미사일 실험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만 점점 홀로 현실과 동떨어진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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