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리즈]

"잘못된 어른 바로잡기보다 아이들 바르게 가르치고 싶어 경찰 꿈꾸다 교사 됐죠"

'지덕체' 아닌 '체덕지' 교육관..티볼 팀 이끌며 건강 먼저 가르쳐
특수학교 학생과 짝꿍 맺어주며 장애에 대한 편견 없애려 노력
작년엔 '올해의 스승상' 받기도

지난 4일 한국티볼연맹 추최로 열린 우수학교 초청 친선티볼대회에 출전한 탑동초등학교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교사가 성직이냐, 전문직이냐를 논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가 아이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은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다. 학생이 교사를 때리고, 성희롱하는 '악성 교권침해' 수가 늘어나는가 하면 교사가 학생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교육현장을 지키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존재한다. 서울 탑동초등학교 문성환 교사가 바로 그런 교사 중 한 명이다. 문 교사의 교직관은 성직관과 같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을 통해 행복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참교사로서 교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소박한 꿈에서 시작한 교사

문성환 교사가 어릴 적 목표로 했던 직업은 경찰이었다. 어린 시절의 문 교사는 세상이 평화로우면 좋겠다는 작은 꿈을 갖고 있었다. 이 같은 꿈으로 인해 그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꿈꿨다. 이를 위해 태권도를 시작해 사범자격증도 획득했고, 학교 성적도 우수해 경찰대 입학을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고3 때 경찰에서 교사로 꿈을 바꿨다.

문 교사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통해 잘못된 어른을 바로잡기보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하면 평화로운 세상이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었다"며 "결국 교사라는 직업에 구체적으로 생각하면서 교대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교사는 초등학교 부임 3년차인 2002년 체덕지(體德智) 중심의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지덕체 교육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에는 달라졌지만 과거에는 공부만 잘하면 학교에서 인정을 해주던 현상도 많았다.

문 교사는 이 같은 교육방식이 잘못됐고, 지식보다는 학생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지(智)가 아닌 체(體)를 앞에 내세우면서도 학생들이 골고루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실천 중이다. 이 중 문 교사가 이끌고 있는 '티볼' 운동부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가르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티볼은 야구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고안해 발전시킨 스포츠다.

문 교사의 티볼 교육은 대회 우승이 목표가 아니다. 나름의 조 편성을 통해 한 명도 낙오되는 아이 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활지도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처음에는 등산, 티볼, 축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집안 사정 때문에 산행을 함께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며 "안전하면서도 팀 활동이 가능한 티볼을 중점적으로 시작했고, 이제는 티볼 대회에서 국제대회에 참가할 정도의 실력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편견을 없애는 인성교육

이와 함께 문 교사는 제자들과 함께 장애인 특수학교인 정진학교에서 체험활동 및 봉사활동을 12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반 학생 1명과 정진학교 학생 1명을 짝꿍으로 맺어주는 방식이다. 그는 "서울교대 학생 시절 안국동에 소재한 정문학교라는 특수학교에 관찰학습을 가면서 장애아동을 돌보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있는 교육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 교사의 영향으로 실제 장애인 특수학교에 근무 중이거나 관련 대학에 입학한 제자들도 나왔다.

문 교사는 "정진학교 체험활동을 가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무서워하지만 다녀온 이후에는 인식이 바뀐다"며 "정진학교 학생들이 저희 학교에 올 때는 친구가 돼서 서로를 돌봐주는 사이가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문 교사는 높임말 사용, 인사 바르게 하기 등의 교실 내 예절교육과 독서록 쓰기, 1인1책 만들기 등 특색 있는 학급 및 학년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 같은 문 교사의 열정은 학부모, 주변 교사들의 칭찬으로 이어졌고, 지난 2018년 교육부 장관상인 '올해의 스승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교사는 여전히 겸손하다. 그가 오직 바라보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것뿐이다.


문 교사는 "저희 반 이름을 꿈샘이라고 지었는데 이는 '꿈이 샘솟는 교실'과 '꿈을 심어주는 선생님'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지금의 학급이 꿈샘 20기인데 평교사로서 30기까지 이끌며 아이들을 건강하게 가르치는 것이 제 교사로서의 목표"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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