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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가능성 꺼내든 연준.. 클래리다 부의장 시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31 17:25

수정 2019.05.31 17:25

2차례 금리인하론 다시 힘실려
美-中갈등·장단기 금리 역전 등 위험요소 명확해지면 실시할듯
로이터 뉴시스
로이터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이어졌던 '인내심' 모드에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시장 변동성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미 경제전망, 세계 경제전망이 악화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말이 연준 고위 관계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연준이 이르면 9월 첫번째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올해 2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사진)은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미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영리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필요할 경우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클래리다 부의장은 지난 4월30일~5월1일 FOMC 회의에서 위원들은 미약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일시적일 것이며 이에따라 2.25~2.5%로 목표치가 잡혀 있는 현재의 기준금리가 적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운을 뗐다.


■"위험 명확해지면 인하 가능"

그러나 그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 고조와 경제 둔화 우려가 불러온 장단기 금리 역전 등 시장상황 악화에 관한 질의 응답에서 이같은 위험들이 명확해지면 금리인하가 가능한 대안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클래리다는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목표치 2%를 계속 밑도는 인플레이션을 가리키거나 세계 경제·금융시장 흐름이 연준의 기본적인 전망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하강 움직임을 보인다면 이같은 상황전개는 FOMC가 적절한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재검토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는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면서도 "확실히 해 둘 것은 연준이 전망과 관련한 잠재적 위험들을 조율하고 있고 전망이 하강할 위험이 나타나면 이는 더 수용적인(확장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연준이 생각하고 있는 리스크 관리의 범주 안에 확실히 포함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 장단기 금리 역전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클래리다 부의장은 "이는(장단기 금리역전은) 분명 연준이 적절한 통화정책을 염두에 둘 때 검토해야 하는 사항"이라면서 이를 간과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 장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0.02%포인트 더 떨어진 2.24%를 기록해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또 3개월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을 밑도는 금리역전도 이어져 마이너스(-)0.12%포인트를 기록했다.

■정책기조 '인내심' 벗어났나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클래리다 부의장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연준의 기본적인 정책기조가 '인내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뒤 올들어서는 금리와 관련해 당분간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겠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1일 끝난 FOMC에서도 이같은 입장은 재확인됐지만 이후 상황흐름이 연준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고, 멈칫하던 중국이 그 다음주 미 수입품에 대한 보복에 나서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됐다. 10일 무역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 업체들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도록 화웨이를 수출금지 명단에 올려 뉴욕증시를 하락세로 내몰았다.
미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1%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고, 미 인플레이션 역시 사상최저 수준에 육박하는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연준 목표치 2%를 밑돌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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