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패트롤]

구로차량기지 광명시 이전 무산 가능성↑

국토부-광명시 첨예한 대립
광명시, 차량기지 지하화 등 요구
국토부, 사업비 과다로 난색 표해

광명시는 5월24일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과 관련한 주민의견서 2만1175부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광명시 제공

【 광명=강근주 기자】 "서울시 구로구민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왜 광명시민의 희생을 요구하나. 서울시민만 국민이고, 광명시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정치적인 복선이 깔려있다면, 국토부는 당장 구로차량기지 광명시 이전 추진을 멈춰야 한다."

광명시민이 단단히 뿔났다. 결국 구로차량기지 이전 주민설명회가 무산되면서 국토교통부와 첨예한 대립각이 형성됐다. 광명시도 이전 반대 공식성명을 내고, 이전 대응 TF까지 꾸렸다. 지역 전문가는 대체로 "구로차량기지 광명시 이전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구로차량기지(23만7380㎡)는 1974년 수도권 전철이 개통되면서 개소했다. 이후 인근 지역이 개발 확장되며 구로구민이 생활권 양분을 비롯해 소음, 진동, 미세먼지 관련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2005년 6월 수도권발전종합대책에 구로차량기지 외곽 이전 방안이 검토됐다.

국토부는 타당성조사, 재조사 끝에 2016년 12월 구로차량기지 용도 변경(일반상업지역 80%, 준공업지역 20%)을 조건으로 비용편익비(B/C) 0.97, 계층화분석(AHP) 0.515의 타당성 조사결과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2017년 11월 재착수한 구로차량기지 이전 기본계획은 올해 상반기 완료하고, 하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광명시민은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소음과 분진,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가 생겨 도시 가치가 하락해서다. 특히 도덕산과 구름산을 연결하는 광명의 산림 축을 갈라놔 도시의 허파가 훼손된다는 주장이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부지 인근에는 광명-시흥-부천-인천시에 식수를 제공하는 노온정수장이 있어 시민 건강권도 위협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광명비상대책위원회는 5월24일 구로차량기지 이전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람에 대한 주민의견서 2만1175부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김광식 광명비대위원장은 "국토부가 우리의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강행할 경우 33만 광명시민이 함께 일어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시는 광명시민과 정부의 갈등을 막고자 성명을 통해 "국토부는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을 중단하라"며 중재안을 내놨다. 중재안은 △차량기지의 친환경 지하화 △광명내 5개역 신설 △서울역까지 운행 및 5분 간격 배차 등을 담고 있다.

반면 국토부는 차량기지 지상화와 3개역 신설을 고수하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다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차량기지를 친환경 지하화로 조성할 경우 3000억원 가량이 더 들고 여기에 지하철역을 2개 더 추가하면 건설비용이 천문학적 숫자로 증가해 타당성 조사를 맞추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광명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타당성 조사용으로 구로차량기지 이전부지 80%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놓고, 왜 광명에는 희생만 요구하는지 그 속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불공평을 제기했다. 국토부는 당초 이전부지를 원래 100% 준공업지역으로 설정했다가 80%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했다. 준공업지역이 돼도 지식정보타운이 들어설 수 있어 구로구민에게 혜택이 가는데, 상업지역으로 바꾸는 바람에 엄청난 특혜가 됐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국토부가 광명시 중재안을 외면하고 당초 계획대로 이전을 밀어붙일 경우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예측이 많다.
지역 전문가는 "국토부가 계획 수정 없이 이전을 추진하면 광명시민의 거센 반발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때 이른 대선후보 전초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정책이란 이름 아래 맥없이 희생되는 광명시 모습이 이재명 지사의 대선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국토부가 이전을 강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