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ASF 예방 정책, 더 철저하고 강력하게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기 전까지 이 질병은 아프리카와 동유럽에서 발생한 것으로만 국내에서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ASF가 중국에서 발생한 후 10개월 만에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많은 돼지들이 감염돼, 중국에서만 현재 약 1억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거나 폐기처분됐다. 이제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접한 베트남, 몽골, 라오스, 캄보디아 등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현재 ASF 발생국 인접국가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ASF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도대체 ASF가 어떤 특징을 갖는 질병이기에 각 나라들이 감염을 원천적으로 막는 차단방역에 집중하는 것일까. ASF는 일종의 바이러스 질병이며, 아직까지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아 감염된 돼지는 100% 폐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ASF의 주요 발병원인으로는 야생멧돼지가 가장 크며, 다음으로는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물로 돼지 먹이를 만든 잔반사료에 의한 감염이다. 이에 따라 ASF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 유럽 국가들은 야생멧돼지의 혈액을 채취해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 특정 지역의 야생멧돼지를 모두 살처분하는 강력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양돈 선진국인 덴마크는 독일과의 국경에 야생동물이 이동할 수 없도록 장벽을 설치하고, 2019년 말까지 덴마크 전역에 있는 야생멧돼지를 모두 살처분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야생멧돼지에 의한 ASF가 덴마크에서 발생하면 덴마크의 주요 수출품목인 축산물 수출이 원천적으로 금지되므로, 자국 내 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취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행히 아직 ASF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정부와 축산관련 종사자들은 ASF 발생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SF가 이미 발생했다고 알려진 북한과 인접한 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고, 만약을 대비해 DMZ 부근의 야생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한돈협회에서는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

또 외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의 축산물 반입을 철저히 금지해 검역을 거치지 않은 외국산 축산물의 국내 유입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대만은 자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이 축산물을 소지한 경우 처음이라도 약 73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이 불법으로 축산물을 소지했을 경우 1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던 것에서 ASF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1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됐다.

또한 잔반사료 급여도 금지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도 남은 음식물을 이용해 잔반사료를 급여하는 국내 양돈농가는 260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SF 발병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잔반사료를 돼지에게 주는 것이 금지돼야 한다고 여러 나라에서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따라서 환경부에서는 남은 음식물을 사료용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도록 해야 하며, 잔반사료는 돼지사료로 이용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직도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ASF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국내 축산업뿐만 아니라 연관된 농산업 및 요식업체들에 미칠 수 있는 엄청난 재앙을 방지할 것이다.

김유용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