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광물자원 채굴부터 소비까지… 블록체인으로 기록 남긴다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3 18:19

수정 2019.06.03 18:19

美 IBM·포드, 韓 LG화학 등 '착한 코발트' 컨소시엄 맺고
자원 공급망에 블록체인 접목
남미·아프리카 등 광산에도 귀금속 유통 투명화… 밀수 차단
아동 노동력 착취도 막을 수 있어
블록체인이 다이아몬드나 코발트 같은 귀한 광물을 착하게 채굴하고 투명한 유통을 보장하겠다고 나섰다. 광산업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채굴부터 제련, 최종 소비까지 전과정을 블록체인에 투명히 기록해 모든 시장 참여자가 각 단계별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엔(UN),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전세계적으로 책임있는 광물수급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블록체인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산업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시도들이 속속 고개를 들고 있다. 올초 IBM, LG화학, 포드모터컴퍼니 등이 컨소시엄을 맺어 배터리의 핵심재료인 코발트 자원 공급망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기 시작했고, 남미, 아프리카 등에 위치한 광산을 대상으로 귀금속 유통과정을 투명히 하겠다는 카루스체인 프로젝트도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다이아몬드 유통정보 블록체인에

카루스체인은 블록체인으로 귀금속 유통과정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에콰도르, 짐바브웨, 콩고 등 주요 광물 채굴지에서 아동 노동력 착취가 만연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 체계로 불법 밀수출되는 귀금속 자원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임스 맥도웰(James Mcdowell) 카루스체인 COO는 "처음 광산에서 귀금속이 채굴되는 순간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채굴업자, 세공업자, 변호사 등 굉장히 많은 중간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여기에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 자동 거래체결) 기술을 적용하면 전체적인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최종 소비자도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루스체인은 광물 수급에 필요한 각 과정마다 센서 등 기기를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런 다음 단계별로 수집된 데이터를 다시 하나의 포털에 합쳐,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블록체인을 통해 정보 조작과 해킹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 참여자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카루스체인의 주장이다.

또한, 각 정부가 귀금속 수출입 과정을 투명히 감시해 각 귀금속 별로 세금을 제대로 책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 역시 기대효과 중 하나로 꼽힌다. 맥도웰 COO는 "아프리카에선 불법 밀수출이 만연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정부는 제대로 세금을 매길 수 없었고 이는 국가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공공재원을 확충하고,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이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LG화학·포드·IBM '착한 코발트'

앞서 미국 포드(Ford)와 IBM, 중국 화유코발트, 영국 RCS글로벌, 한국 LG화학 등이 결성해 만든 '착한 코발트' 컨소시엄은 코발트 조달과정을 블록체인 위에 투명히 기록해 광물 공급망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된 글로벌 블록체인 시범사업이다.


오늘날 코발트 광물이 스마트폰부터 전기차용 배터리까지 4차산업의 주요 원료로 쓰이다보니 낮은 단가로 아동 노동력을 불법 착취하는 사례가 대형 광산을 중심으로 급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제기된 것이다.

이 컨소시엄은 내달 '코발트 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시범사업을 마무리하고, 결과에 따라 정식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구축해 업계 표준모델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가전과 항공우주, 광물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혀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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