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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경상수지 7년만에 적자, 펀더멘털 튼튼한가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5 17:16

수정 2019.06.05 18:24

성장률·고용지표도 흔들
정부·한은은 배당금 탓만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경상수지가 6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로써 지난 201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83개월간 이어온 흑자 기조의 맥이 끊겼다.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상수지는 성장률·고용과 함께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3대 핵심 축으로 인식된다. 세 축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고용이 가장 먼저 이상 신호를 내보냈다. 지난해 2월부터 취업자 증가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면서 극심한 위축현상을 보였다. 올 1·4분기에는 성장률이 마이너스(-0.4%)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경상수지는 국가경제의 마지막 보루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정부와 한은은 상황을 가볍게 보고 있는 듯하다. 한은 관계자는 4월 경상수지 적자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므로 과도한 경제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일시적 현상'이란 지적은 타당한 측면과 타당하지 않은 측면이 반반이다. 한은은 4월에 외국인 배당금이 몰려 있어 적자가 났지만, 5월에는 흑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에는 배당금 적자가 올해보다 더 컸음에도 흑자를 유지했다. 적자를 배당금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된다.

경상적자의 근본 원인은 수출 감소에서 찾아야 한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6개월 연속 줄었다. 수출 감소가 멈추지 않으면 국제수지는 버텨낼 재간이 없다. 배당금은 부차적 요인이었을 뿐이다. 지속적인 수출 감소가 경상수지 적자를 가져왔다고 봐야 한다.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흑자 기조는 계속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 5월에는 경상수지의 선행지표인 무역수지(수출입차)가 흑자를 유지했지만 흑자폭은 전월에 비해 63.5%나 급감했다.

정부와 한은은 경상적자 반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출부진의 원인 중 하나인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상품 교역을 넘어 기술과 자원 분야로까지 확산되면서 패권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면 한국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1차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수출부진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심층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수출뿐만 아니라 성장, 고용과 대외경쟁력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재점검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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