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화폐개혁 이슈는 현재 진행중?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6 17:26

수정 2019.06.06 17:26

[기자수첩] 화폐개혁 이슈는 현재 진행중?

"리디노미네이션(화폐개혁) 정말 다 끝난 얘기 맞습니까? 신용대출이라도 끌어서 집 한 채 더 사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최근 만난 지인이 기자에게 물었다. 부동산 투자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아 아파트·상가 등을 사고팔면서 제법 수익을 거둔 30대 직장인이었다. "경제부총리까지 나서서 추진의사가 없다고 밝히지 않았느냐"고 묻자 "지금 경제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제일 쉬운 대책이 리디노미네이션이라던데요? 한국은행 총재가 아무 생각 없이 얘기했을까요? 국회 정책토론회가 괜히 열렸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유튜브에서도 최근 1주일 새 '화폐개혁 안해도 화폐가치 대폭락한다! 현금 버리고 서울 부동산 잡아라' '내년에 화폐개혁 단행 가능성 있는 이유' '화폐개혁 예상시점' 등의 제목을 단 콘텐츠들이 올라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3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리디노미네이션 관련 질문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고 언급한 뒤 화폐가치 하락을 우려한 투자수요가 부동산을 비롯해 금, 달러 등으로 몰렸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거액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묻자 "화폐개혁 이슈가 나오면서 부동산 매입을 상담해온 자산가들이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가 급증하고 아파트 값이 반등한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역시 한은 총재의 화폐개혁 발언이 나온 "두달 전부터 거래가 시작되면서 갈아타기 수요와 관망 수요가 재매수로 돌아선 것 같다"며 "화폐개혁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화폐개혁 이슈 때문에 부동산을 매입했다면 이는 '노이즈 트레이드(noise trade)'"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합리적인 분석과 판단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판단이나 근거 없는 루머에 따라 휩쓸려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화폐개혁을 둘러싼 소문들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시장을 들썩이게 했지만 더 큰 원인은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일 것이다. 정부가 아니라고 해도 언제 뒤통수 맞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정부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sjmary@fnnews.com 서혜진 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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