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北美 탐색전만.."6월 말까지는 눈치싸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7 15:34

수정 2019.06.07 15:34

북미, 先 행동 미루기에 탐색전만 치열
제재로 압박해도 北 '버티기 전략' 고수
"6월 말 美中정상회담까지 현 상황 유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사진=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사진=뉴스1
6·12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1주년이 7일 현재 엿새를 남긴 가운데 북미대화 재개는 여전히 요원하다. 미국도 북한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교착상태를 풀 결정적 행동을 제시하지 못한 채 시간만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북한은 자신들을 옭아매는 제재의 완화를 원하며 서로에게 대화 태도를 바꾸라고 강조하고 있다. 북미가 지난 2월 말 결렬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논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현재 대화 재개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선(先) 행동 없이는 어떤 상황 변화도 없다는 것을 미국과 북한 두 나라 모두 알고 있고, 선 행동에 대한 대응을 하는 편이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에 현재 양측은 교착을 끊을 수 있는 결정타를 내놓지 못한 채 치열하게 '공'을 미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정상회담이 북미대화 재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우선 정상회담이 열리는 6월 말까지 북미는 특별한 상황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관망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로, 이달 말 미중정상회담에서 분쟁이 잘 해결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결렬된다면 중국의 미국 견제 과정에서 북한이 대미 장기전을 펼 어부지리를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정상회담에서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않으면 중국이 북한을 지렛대 삼아 미국을 압박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인정하나 미국의 독자제재는 철회하라'는 주장을 펼치거나 북한을 암암리에 더 크게 지원하는 등 북한 편을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중정상회담이 어그러질 경우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현재로선 미국에 결정적 양보를 통해 '연내' 북미정상회담을 요구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박 교수는 "최근 북한의 대미-대남 발언의 강도가 세진 것도 중국을 믿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 상황 관리만 해도 북한을 제어할 수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에 더이상 외교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북한에 양보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북미대화 교착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 카드를, 혹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며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장면은 한동안 연출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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