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정용기vs김제동' 논란의 중심에 선 대덕구, 여야 기싸움 치열

뉴스1

입력 2019.06.07 15:11

수정 2019.06.07 15:11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구지역위원회가 지난 3일 오후 대전 대덕구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용기 의원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2019.6.3/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구지역위원회가 지난 3일 오후 대전 대덕구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용기 의원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2019.6.3/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아카데미 행사 포스터.(대덕구 제공)© 뉴스1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아카데미 행사 포스터.(대덕구 제공)© 뉴스1


한국당 "김제동 논란 박정현 구청장 사과 촉구"
민주당 "정용기 망언 시선분산용 아니냐" 반격

(대전ㆍ충남=뉴스1) 김경훈 기자 = 대전 대덕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낫다'는 자유한국당 정용기 국회의원의 막말 논란과 방송인 김제동 고액 강연료 논란으로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역 정치권의 기(氣)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덕구를 지역구로 둔 2선의 정 의원의 막말 논란에 더불어민주당 대덕구 지역위원회가 발언을 문제삼으며 정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김제동 고액 강연료 문제가 한국당 소속 대덕구의원들에 의해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정 의원의 막말과 김제동 고액 강연료 논란으로 대덕구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 승리의 기세를 몰아 정 의원의 막말을 계기로 내년 21대 총선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심산이었다.
지난 3일 정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차 규탄 집회를 가진 데 이어 오는 8일 2차 집회가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자당의 구청장(박정현)이 있는 대덕구에서 김제동 고액 강연료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이다.

대덕구는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아카데미 토크콘서트를 오는 15일 한남대학교 성지관에서 청소년과 학부모 1600여 명을 초청해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소속 대덕구의원들은 "행사에 김제동을 초청하면서 90분 강연료로 1550만 원을 책정했다"며 "구의 재정자립도가 16%에 불과하면서 2시간도 채 안 되는 강연에 고액 강연료를 지불하기로 한 것은 구민 정서와 동떨어진다"고 문제삼았다.

민주당 소속 박정현 구청장을 겨냥해 역공에 나선 것이다.

'재정자립도 16%, 김제동의 90분 강연에 1550만 원 책정'이란 타이틀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강연시간 대비 강연료가 과하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대덕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대덕구는 지난 6일 오후 전격 행사 취소 결정을 내렸다. 취소 결정으로 논란이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대덕구의회 여·야 의원들간 공방이 벌어졌다.

고액 강연료 문제를 제기했던 대덕구의회 한국당 소속 김수연 부의장은 7일 제234회 1차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박정현 대덕구청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압박했다.

김 부의장은 "고액의 김제동 섭외는 구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됐다"며 "지역민들이 김제동을 섭외 1순위로 꼽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사실 관계를 명확히 파악해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선호도 관련 거짓말과 구민 정서와 동떨어진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려다 지역 주민과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선 구청장이 직접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구청장을 압박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이경수 의원은 집행부를 옹호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제동의 청소년 아카데미가 많은 매체를 통해 고액 강사료 논란으로 행사 기획의 순수성이 왜곡돼 급기야는 행사가 취소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침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일각에선 김제동 논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낫다'는 정용기 국회의원의 망언을 잠재우기 위한 시선 분산용이란 지적도 나온다"며 "정 의원을 성토하는 발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이를 타파하기 위해 한국당에서 김제동 카드를 내민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날 박정현 구청장은 본회의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한국당 대전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행사 취소 발표가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또다시 본질을 비껴가며 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우선 김제동씨의 향후 계획만 충실히 담았지 대덕구청장의 진심어린 사과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마치 김제동씨 기획사가 발표한 입장문인가 착각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덕구청장은 그동안의 추진 경위와 취소 사유 등에 대해 구민에게 납득 가능한 설명을 하고, 서민들을 우롱한 처사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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