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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슈에 발목잡힌 이재용… 글로벌 리더 모임 불참하나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9 17:53

수정 2019.06.09 17:53

내달 열리는 ‘선밸리 컨퍼런스’ 경제·문화·언론 거물 대거 참석
3년전까지 매번 참석하던 이재용 운신 폭 좁아져 미래 구상 어려워
재계 "한국 경제계 전반에 불운"
국내 이슈에 발목잡힌 이재용… 글로벌 리더 모임 불참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경제계 거물들의 비공개 연례 모임인 '선밸리 미디어 컨퍼런스'에 올해도 참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와 대법원 선고 등 사법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 경제계를 대표해 2016년까지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 세계 주요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를 나눠왔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인 앨런앤컴퍼니가 주최하는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 Alan & co. media conference)'가 다음 달 중순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열린다. '선밸리 컨퍼런스'로도 불리는 이번 행사는 1983년부터 매년 글로벌 경제·문화·언론계 주요 인물들만 비공식 초청되는 미국의 대표적인 민간 경제교류 이벤트다.

올해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을 비롯해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회장,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회장, 마이클 델 델 컴퓨터 CEO,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리더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해 세계 경제계 거물들과 깊은 유대감을 쌓으며, 사업 협력 성과들을 거두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에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주제발표에 나섰으며, 2014년에는 팀 쿡 애플 CEO와 만나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진행중인 삼성과 애플간 특허소송을 중단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 행사에서 이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014년에 주요 임원들과 함께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수원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사업협력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2016년을 끝으로 지난 2년간 선밸리 컨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7년에는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수감중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과 일정이 겹쳐 미국 출장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이 부회장의 참석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출소 이후 10여 차례의 해외 출장에 나서는 글로벌 경영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가 분식회계 의혹을 넘어 삼성물산 합병과 경영승계 문제까지 확대하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현재 계류중인 대법원 선고 일정도 불확실해 이 부회장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인 시스템 반도체와 5G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선밸리 컨퍼런스같은 굵직한 글로벌 교류 행사에 참석하는 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사법적인 문제때문에 글로벌 경영에 제동이 걸린다면 삼성뿐 아니라 우리 경제계 전반에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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