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강릉시민 부부 헝가리서 실종됐는데'…단오경축 불꽃놀이 강행 빈축

뉴시스

입력 2019.06.09 19:07

수정 2019.06.09 19:07

헝가리 유람선 참사 애도 분위기에 전국 지자체들 행사 취소·연기·축소 강릉시·강릉단오제위, 규모 줄이긴 커녕 예년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진행
【강릉=뉴시스】 김경목 기자 = 지난 5일 강릉단오제 행사장 월화교 상공에서 터진 폭죽 불꽃놀이쇼. 2019.06.05.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 김경목 기자 = 지난 5일 강릉단오제 행사장 월화교 상공에서 터진 폭죽 불꽃놀이쇼. 2019.06.05.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강원 강릉시가 헝가리 유람선 침몰 참사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 가운데 강릉시민 부부가 있는데도 2019 강릉단오제를 경축하는 불꽃놀이쇼를 두 번이나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들이 이번 참사로 우리나라는 물론 헝가리 국민들의 추모와 애도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행사를 취소·연기·축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강릉시와 ㈔강릉단오제위원회는 오히려 예년보다 예산을 증액해 불꽃놀이쇼를 2번에서 3번으로 횟수를 늘리는 등 화려한 단오제를 치르고 있다.

9일 강릉시 등에 따르면 올해 강릉단오제 경축 불꽃놀이는 지난 3일과 5일 두 차례 진행됐다.

불꽃놀이쇼는 오는 10일 오후 9시 단오섬에서 한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시민 5000명이 영산홍가를 합창하는 대이벤트를 펼쳐 화제가 됐다고 자평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강릉단오제 행사장이나 프로그램 어디에서도 헝가리 유람선 참사로 상처를 받은 강릉시민들을 위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부산 해운대구는 지난달 31일 개최하려던 해운대 해수욕장 개장 기념 불꽃놀이를 취소했고 대전시는 지난 1일 열린 토토즐 페스티벌에서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 파티를 취소했다.

광명시는 지난 1일 개최하려던 광명동굴 유료입장객 500만명 돌파 기념행사와 지난 2일 개최한 2019 KTX 광명역 평화 마라톤대회 식전·식후공연을 취소했다.

세종시는 대한민국 해군 호국음악회를 특수효과를 배제한 채 조용한 분위기 속에 진행한 데 이어 제6회 세종단오제도 전통체험행사 위주로 진행했다.

안양시는 오는 11일 예정된 안양단오제를 아예 취소했고 포항시는 지난 2일 막을 내린 2019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추모 분위기 속에 차분하게 치렀다.


헝가리 실종자 강릉부부의 한 이웃은 "전국적으로도 강릉단오제가 갖는 위상과 규모가 큰 것은 알고 있지만 실종된 분들과 가족들 그리고 그들과 알고 지낸 이웃들에게는 밤하늘을 수놓았던 폭죽의 굉음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며 "불꽃놀이만큼은 안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씁쓸해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지역별로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한 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일정이 있다 보니까… 시민들도 당연히 일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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