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국가부채 늘리는 확장재정 신중해야

정부가 2020년 국가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확장재정 공론화에 나섰다. 단기적으로 재정수지가 악화되더라도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단기 재정적자의 상쇄가 가능하고, 국가부채비율이 40%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논거가 없다고 비판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1·4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전기 대비 -0.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의 경상수지 역시 6.6억달러의 적자를 보여 80여개월 지속해오던 흑자기조가 무너졌고, 실업률도 4.4%로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섰다. 이러한 외형적인 경제상황으로 볼 때 정부가 수수방관할 수 없겠지만, 그 대책이 확장재정이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따지고 보면 경기의 하강은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었고, 반도체 특수 등으로 실상이 가려져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있었으나 정부는 그동안 별 문제가 없다고 강변해 왔다. 더욱이 저성장 추세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지만 역대 정부는 적극적인 혁신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 정부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을 미·중 경제마찰 등 대외적 요인에 무게를 둔다. 이는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경제정책 실패가 현재의 경제위기의 근원이라는 주장과는 시각 차이가 있다. 수출 등 최종수요 감소만 문제라면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가 대책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소득주도성장의 연장선에 벗어나지 못한다.

국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40% 선을 넘어도 된다는 주장도 그렇다. 확장재정이 적자재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재정을 확대하더라도 그만큼 증세를 하면 균형재정하에서 재정을 확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균형재정을 유지하자면 빠르게 증가하는 복지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증세를 하거나 기존의 정부지출을 재구조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는 그것이 어려우니 균형재정을 포기하고 적자재정과 국가부채 증가를 용인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고용보험과 국민기초생활보장 등 경기대응용 자동조절기능을 수행하는 제도가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다. 더욱이 정부 예산으로 할 수 있는 혁신성장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나랏돈 안 쓰고도 각종의 규제 철폐, 세금 감면 그리고 반기업·반시장 경제환경만 불식해도 설비투자나 건설투자의 감소를 반전시킬 수 있다.

정부 재정지출은 국민으로부터 세금과 각종 부담금을 거두어 조달할 수밖에 없다. 적자재정으로 늘어난 국가부채는 궁극적으로 미래 국민의 부담이 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재정지출 확대가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은 경제학계에서는 대체로 정설로 굳어져 있다.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저성장·양극화를 단기적 정부지출 확대로 막을 수는 없다.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어려울 것이 예상된다면,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국가부채를 늘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서 국가부채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시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다. 언제 올지도 모를 경제위기, 급작스러운 통일비용의 발생에 대비해서 국가부채를 대폭 증가시키는 확장재정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