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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고유정 범행동기는 면접교섭권 관련 추정 돼”

뉴시스

입력 2019.06.11 15:24

수정 2019.06.11 15:24

“전 남편과 교류, 현 가정생활 방해로 생각” “범행 도구는 목공예 관심 많아 구매 주장” “시신 발견 위해 수색 계속 이어나갈 것” “2차 훼손 시 흔적 최소화 위해 도구 구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이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이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제주 동부경찰서는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36)을 살인과 사체유기·손괴·은닉 혐의로 오는 12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고유정의 진술과 달리 경찰은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적인 범죄로 결론 내렸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진술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정황 증거를 토대로 전 남편과 자녀 면접교섭권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 동부서는 이날 오전 경찰서 4층 대강당에서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을 열었다.


다음은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과의 일문일답.

-고유정이 흉기를 3회 이상 휘두른 것으로 보는 이유는.

“현장 벽면이나 천정 등의 혈흔의 형태가 있다. 어떤 방향으로 혈흔이 튀었는지. 어느정도의 양인지 혈흔형태 분석전문가를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

-천정에 튄 혈흔을 통해 어떤식으로 범행이 이뤄졌는지 확인이 가능한가.

“현장 상황을 봤을 때 벽면, 천정에서 혈흔이 검출됐다. 천정에서 검출된 혈흔의 양은 많지 않다. 대다수 혈흔은 벽면에서 검출돼 채취했다. 공격하며 방어하는 과정에서 튄 혈흔의 형태를 봤을 때 피해자를 향해 3회 이상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면제를 사용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피해자가 완전히 잠들었는가.

“혈흔의 형태를 5단계로 분석한 결과 주로 방어 흔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해자가 공격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혈흔이 튄 높이도 50㎝ 정도이며, 최종 범행이 이뤄진 장소에서도 혈흔의 높이가 낮은 형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혼생활을 봤을 때 우발적으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는가.

“고유정은 현 남편을 신뢰하고 있으며, 현 남편과 완벽한 가정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전 남편에게 아들의 면접교섭권이 인정되면서 아들을 보여주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전 남편과의 교류가 현재의 가정생활에 방해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 남편이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현 남편과 원만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사이코패스라고 보는가.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다. 고유정은 가족과 관계를 유지하는 등 주변인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봐서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본다. 범죄 수법이 잔인하다고 해서 사이코패스라고 볼 수 없다.”

-정신병력은 어떤가.

“일단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성격장애 진단도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의의 진료가 진행돼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 상태로는 판단할 수 없다”

-계획적 범죄 정황과 증거가 나온 상황에서 고유정의 진술은 어떤가.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이 범행에 쓰고 남은 물품을 마트에 환불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지난 10일 공개했다. 고유정이 표백제를 환불받고 있다. 2019.06.11. (사진=제주 동부경찰서 제공 영상 캡처)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이 범행에 쓰고 남은 물품을 마트에 환불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지난 10일 공개했다. 고유정이 표백제를 환불받고 있다. 2019.06.11. (사진=제주 동부경찰서 제공 영상 캡처) woo1223@newsis.com
“계속해서 우발적인 범죄라고 진술하고 있다. 증거품에 대해서도 회피하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상태다. 이를 테면 훼손 도구에 대해서는 자기가 취미로 목공예에 관심이 많아 도구를 구입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졸피뎀 투약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목공예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시신 훼손과 유기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시신 훼손과 유기는 인정하고 있지만, 압수품목 가운데 범행 도구는 펜션 내에 우연히 있어서 사용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부 도구들은 목공예에 관심이 많아 구매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압수품목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압수품목이 구체적으로 알려졌을 때 이상한 억측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통해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압수품목은 범행 준비에 사용한 것, 시신을 훼손·유기하는 데 사용한 것, 실행 과정과 운반하며 사용한 것 등 모두 89점이다.”

-긴급체포 이후와 신상공개가 결정된 후 고유정의 심정 변화가 있는가.

“긴급체포 이후 잠을 잘 못 잔다는 등 심정 변화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 이후에 점차 안정이 돼 식사나 샤워를 하는 등 일상에서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시신을 제주에서 유기하지 않고 경기도 김포에 가져가 훼손한 이유는.

“현재 제주와 완도를 오가는 배편에서 유기한 시신은 부피가 작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김포에서 유기한 시신의 형태는 부피가 크다. 김포에서는 시신 훼손 시간이 길었고 전문적인 도구를 사용한 것을 보면 단단한 부위를 훼손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난달 17일 졸피뎀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전에 범행을 계획했나.

“범행이 이뤄지기 보름 전인 지난달 12일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이 남성혐오 사이트 등에서 활동한 기록도 있는가.

“일반적으로 남성에 대한 혐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전 남편이 방해가 돼 혐오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남성에 대한 혐오는 아니다.”

-긴급체포 이후 현 남편과 만났는지. 만났다면 심정변화가 있었는가.

“현 남편하고 여러 차례 면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 남편과 만난 이후 심정변화는 따로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수면제를 살 수 있는 환자가 아닌데도 약품을 받아왔나.

“특별한 사항은 없었으며, 의사도 처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졸피뎀만 처방받은 것이 아니라 다른 약품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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