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북미, 트럼프 방한 앞두고 6·12 1주년 메시지 교환 주목

뉴스1

입력 2019.06.11 16:37

수정 2019.06.11 16:56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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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통신정보부 제공) 2018.6.12/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통신정보부 제공) 2018.6.12/뉴스1


北, 4일 사전 예고성 담화 통해 대화 재개 의지 강조
文 '오슬로 선언' 까지 남북미 메시지 결합시 모멘텀 가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북한과 미국이 각각 대외에 내놓을 메시지에 시선이 쏠린다.

북유럽 3개국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노르웨이에서 새로운 한반도 평화비전이 담긴 이른바 '오슬로 선언'을 제시할 예정인데, 남북미 3국의 메시지가 모아진다면 대화 재개를 향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1일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6.12 1주년을 맞아 어떤 형식으로든 대미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4일 북한 외무성이 대변인 담화를 통해 6.12 북미 공동성명 이행과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발신한 것이 이에 대한 사전 예고격이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담화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태도를 탓하면서도 시종일관 정중한 화법을 사용했는데, 교착 장기화 상황에서 대화 재개에 대한 조바심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이 담화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6.12 대북메시지를 염두에 둔 사전 조치 차원 성격도 있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미국은 12일을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12일 당일 북한에서는 앞서 외무성 대변인 담화 보다 한 차원 높은 급의 성명 또는 노동신문 정론·사설급의 보다 긴 문장 형식의 대미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유력시된다.

그 내용은 앞서 4일 예고성 담화에 준하지만 좀 더 완곡하면서도 단호한 화법으로 미국에 입장 변화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촉구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전향적으로 기존 입장을 바꾸는 발언들이 나오지 않는다해도 최소한 대화를 재개한다는 것에서 같은 지향점이 나온다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여기에 미국이 대화 의지에 더해 비핵화나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관련 사안에서 모든 것을 열어놓고 대화하겠다는 정도의 유연한 태도를 시사한다면 이는 북한에게 대화 재개에 응할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오슬로에서 나올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결합된다면, 이는 북한이 전향적으로 남북정상회담 혹은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응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이전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올해 들어 남북 고위급 회담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급 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린다면 북미 현안 대신 남북간 현안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북한 입장에서는 호용성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6·12 메시지를 통해 모멘텀이 만들어진다면,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이후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보다 전향적 대북메시지로 설득하는 수순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북미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남북을 기점으로 다시 대화가 시작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오는 29~30일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까지 약 3주가 채 남지 않은 촉박한 시간은 이러한 가능성을 낮추는 최대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이 대화 재개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내온 것을 볼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친서를 보내고 이 사실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명분을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북미대화가 속도를 내지 못할 때마다 친서교환을 통해 대화의 동력을 살려온 경험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새해를 앞두고 문 대통령에 친서를 보낸데 이어 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친서를 주고받은 바 있다.


이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며 북미간 대화는 중단됐지만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관계는 계속 재확인해온 점을 볼 때, 이번 6.12 1주년을 계기 친서 외교 재개를 통해 다시 탑다운에서 모멘텀을 마련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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