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강국' 핀란드 쫓는 한국…"글로벌 진출? 규제부터 풀어야"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유럽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핀란드의 오타니에미 혁신 단지의 한인 스타트업 기업인 '포어씽크(Forethink)'를 방문해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2019.6.11/뉴스1


스타트업 업계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에 '기대'
국내 업체 '내수용' 벗어나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으로 국내 스타트업 업계가 글로벌 무대 위에 섰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는 정부의 글로벌 행보에 반색하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적극적으로 규제 개선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11일 문 대통령은 핀란드 순방 마지막 날 헬싱키에서 열린 '2019 한-핀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창업생태계 혁력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동행해 스타트업 쇼케이스를 참관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세계 최대 스타트업 축제인 '슬러시'를 운영하는 핀란드 알토이에스(AaltoES) 등 민간이 주최하고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대기업, 창업지원기관 등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 300여명 이상이 참가했다. 2010년대 초 몰락한 '노키아'의 나라에서 탄탄한 스타트업 생태계로 부활한 핀란드의 혁신을 배우고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목표다.

앞서 전날 문 대통령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하고 있는 핀란드의 오타니에미 혁신단지를 방문해 위성 분야 현지 스타트업인 '아이스아이'와 핀란드 내 한인 스타트업 '포어씽크' 등을 직접 창업 경험을 청취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제2 벤처붐' 천명에 이어 이번 순방까지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혁신성장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문 대통령의 행보에 관련 업계는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번 순방은 정부의 시선이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대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최초로 스타트업 중심으로 꾸려진 이번 핀란드 경제사절단 선정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활성화'가 주된 배경이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강점을 가진 배달,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과 핀란드 진출 가능성이 높은 헬스케어, 5G, 인공지능(AI), 친환경 정보기술(IT) 기업 등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내년에 유럽의 스타트업 허브로 불리는 핀란드와 스웨덴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거점인 '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열 예정이다. 또 양국 정부와 창업생태계 정보 교류와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업계에선 이번 기회를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핀란드의 경우 게임 '앵그리버드'와 '클래시 오브 클랜'을 만든 로비오와 슈퍼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스타트업들이 포진하고 있고 글로벌 투자 유치나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인식해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린 아이템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내수용' 서비스에 머무르고 있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순방에 참가한 '타다'의 VCNC는 국내 카풀 규제의 예외규정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고, 유니콘 기업인 배달의민족이나 야놀자도 이제 막 해외시장 문을 두드리며 각 지역 선도기업들과 경쟁을 시작하는 수준이다.

독창적인 서비스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선 규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계속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선 참신한 아이디어가 제때 사업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순방은 핀란드 기업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모빌리티, O2O, 헬스케어 등 분야별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규제에 대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건의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역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라며 "인센티브 보다는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