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일자리 양은 호전, 질을 높이는 게 숙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에 비해 25만9000명 늘었다. 전월(17만1000명)이나 직전연도 연간 평균치(9만7000명)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커졌다. 4월에 10만명대로 주저앉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한 달 만에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한 것은 다행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고용률도 67.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5월 고용성적표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취업자 수도 늘고, 고용률도 높아졌지만 일자리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 산업별로 보면 양질의 일자리로 인식되는 제조업(-7만3000명)과 금융·보험업(-4만6000명)에서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장기 감소세다. 제조업의 고용감소가 경기적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연령별 취업자 분포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취업자가 35만4000명이나 늘었다.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폭(25만9000명)보다 9만5000명이나 더 많다. 반면 고용의 핵심계층인 30~40대에서 25만명이 줄었다.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줄고,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대폭 늘었다. 이는 최저임금 과도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생긴 일자리 공백을 정부가 세금을 동원해 노인일자리 사업 등으로 메운 결과로 해석된다.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재정지원이 끊기면 바로 사라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40대와 제조업 고용감소세에 우려를 표명한 것에 공감이 간다. 정부는 이미 지난 2년간 각종 일자리사업에 수십조원의 세금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사정이 별로 나아지지 못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
문재인정부는 5월에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을 회복한 것에 기대를 거는 듯하다. 이는 과도한 기대다. 고용정책의 기본전략이 재정주도형에서 기업주도형으로 바뀌지 않는 한 근본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