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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代 취업자 43개월째, 제조업 일자리 13개월째 내리막 [5월 고용지표 개선됐지만]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2 17:45

수정 2019.06.12 17:45

양은 늘었지만 질은 점점 나빠져..알바 등 초단기직 37년만에 최대
재정 투입되는 보건·복지서비스업..5060 공공부문 일자리 등은 증가
40代 취업자 43개월째, 제조업 일자리 13개월째 내리막 [5월 고용지표 개선됐지만]

5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한 달 만에 20만명대로 반등하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고용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자리의 질을 놓고 보면 여전히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경제 '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 감소세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1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반면 주 1~17시간만 일하는 초단기 근로자는 3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정부 재정투입으로 일자리 착시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3만6000명으로 정부가 계획한 목표(15만명) 수준을 웃돈다.

그러나 경제를 떠받치는 축인 30·40대의 취업난은 심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대 취업자 수는 7만3000명 감소하며 전년동월 대비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40대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17만7000명 줄어 2015년 11월(-1만2000명) 이래 43개월째 감소한 상태다.

특히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이 67.1%로, 1989년 이래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40대 고용률은 오히려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30·40대 연령대가 주로 종사하는 제조업 분야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7만3000명 감소하며 14개월 연속 내림세다. 자동차·조선업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여파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올해 1월 17만명 감소를 정점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부정적인 면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재정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취업자 수가 12만4000명 늘었다.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 중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 등에 힘입어 6만명 늘어난 것도 전체 취업자 수 증가세를 견인했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4만7000명 증가했는데, 50~60대를 중심으로 한 도서관·박물관 등 공공부문과 함께 게임장·복권판매업 등 민간부문 일자리가 동시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같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정부 재정이 투입된 단기일자리 혜택은 주로 고령층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5만4000명 증가했고, 50대 취업자 수도 10만9000명 늘어났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정부 재정지출로 공공부문 일자리는 증가하고 있지만 제조업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에서는 일자리를 늘지 않고 있다"며 "정규직이 많은 30·40대 대신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50·60대 취업자 수가 늘고 있다는 건 고용의 질 측면에서 좋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초단기일자리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주당 17시간 이하 초단기근로자는 181만4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5만명 증가했다. 전체 규모는 198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5월 기준 역대 최대다. 또 18~35시간 취업자 수도 31만6000명이나 늘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38만2000명이 감소했다. 이에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1.3시간으로 전년동월 대비 1.2시간 감소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취업자 수 증가는 정부가 만든 단기일자리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투자촉진 대책 등을 통한 경기회복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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