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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최선희에 3차례나 '퇴짜'…'김정은 친서'가 반가울만도?

뉴스1

입력 2019.06.13 16:28

수정 2019.06.13 21:46

마이니치 "北, 하노이회담 결렬 뒤 대외활동 중단"
美 '3차회담' 기대속 "협상 재개 알 수 없다" 반응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지난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 측의 실무협상 재개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내온 친서에 반색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3일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한 워싱턴발 기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앞으로 '실무협상 조기 재개'를 요청하는 서한을 3차례 보냈지만 모두 회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을 때까지만 해도 북한에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서 실무협상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미국 측은 회담 결렬 뒤 북한의 대미협상 담당자가 김 대표에서 최 부상으로 교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CNN도 "김 대표가 하노이 회담 결렬과 관련해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 폐기·사찰의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 가운데 일부를 해제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외 시설 등까지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며 거절했다. 이후 북미 간엔 비핵화 문제 등에 관한 가시적인 접촉이 끊겼다.

그러던 중 지난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면서 "뭔가 매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다.

CNN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친서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6월14일)을 축하하고 건강하길 기원한다'는 등의 인사말 정도만 담겨 있고 비핵화 협상 재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측에선 이번 친서를 계기로 3차 북미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비건 대표도 12일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및 한국·일본의 유엔주재 대사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에 "밝은 징조가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고 TV아사히가 전했다.

그러나 미 정부 내에선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자숙 모드'에 들어간 만큼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는 알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북한은 이달 초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연례 동북아시아 안보회의 '울란바토르 대화'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북한이 이 회의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은 건 2013년 회의 창설 이후 처음이다.

소도브잠츠 후렐바타르 전 북한 주재 몽골대사는 북한의 울란바토르 대화 불참 또한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했었다.


마이니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북한과 협상할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임을 부각시키고자 김 위원장과의 대화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유화적인 태도가 재선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강경 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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