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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외국선 무인 비행택시가 나올 판인데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3 17:27

수정 2019.06.13 17:27

공유경제의 선구자 격인 미국 우버가 내년부터 미국과 호주에서 무인비행택시 '우버에어'를 시험 운행한다. 우버에어는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한다. 손님이 호출하면 건물 옥상(스카이포트)에서 다른 건물 옥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식이다. 예컨대 지금은 멜버른 도심에서 국제공항까지 차가 막히면 1시간가량 걸린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우버에어를 타면 10분밖에 안 걸린다. 우버에어는 2023년 상용화가 목표다.


플라잉카에 관심을 가진 기업은 우버뿐이 아니다. 항공산업의 '빅2'라 할 보잉과 에어버스도 비행택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오토에비에이션이라는 미국 항공회사는 최근 시속 800㎞ 이상으로 날 수 있는 셀레라 500L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도 플라잉카 개발에 적극적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성화를 플라잉카로 봉송하는 장면을 전 세계가 지켜볼 수도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차량공유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지난 2013년 우버가 한국에 진출했으나 규제 장벽을 넘지 못했다. 중국에서 디디추싱, 동남아에서 그랩이 신시장을 개척하는 동안 한국에선 차량공유를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소모전만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을 접었고, 타다는 택시업계의 거센 저항으로 주춤하다.

우리가 구식 택시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동안 외국에선 머잖아 하늘을 나는 플랫폼 택시가 등장할 판이다. 물론 자율주행차처럼 기사도 없다. 한때 전자강국 일본이 한국 등 경쟁국에 뒤진 현상을 두고 잘라파고스라는 말이 유행했다. 재팬과 갈라파고스를 합친 용어다. 바깥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외면하다 혁신 흐름을 놓쳤다는 비판이다. 지금 한국이 꼭 예전의 일본을 닮아가는 듯하다. 한국은 기득권과 규제의 덫에 갇혀 우버에어 같은 혁신 제품이 나오지 못한다. 이러다 자칫 코라파고스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며칠 전 북유럽 핀란드에서 스타트업 혁신의 현장 오타니에미를 찾았다. 쏘카 자회사로 타다를 서비스하는 VCNC 박재욱 대표도 대통령을 수행했다.
귀국 후 택시 갈등을 풀 돌파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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