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몸사린 뭉칫돈… 1%대 예금에 30兆 몰려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3 17:43

수정 2019.06.13 19:13

올 시장 불안감에 관망심리 증가.. 은행 정기예금 유치 경쟁도 한몫
몸사린 뭉칫돈… 1%대 예금에 30兆 몰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1~2%대 저금리에도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면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올 들어 30조원 가까이 늘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628조10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과 비교하면 7조9430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598조3871억원)과 비교하면 올 들어 5대 주요은행의 정기예금은 29조7173억원 급증했다.

농협은행의 정기예금이 올해 10조5912억원 증가했고, 신한은행도 9조592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3조7148억원), 우리은행(3조6680억원), 국민은행(2조1513억원) 등도 올해 2조~3조원 규모로 정기예금이 증가했다.


특히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로 바뀌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요 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대에서 다시 1%대까지 떨어뜨렸다. 하지만 1%대의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및 가계대출 규제 확대와 증시 하락장세 등 자본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보다는 은행 예금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자본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연초 자금유치 경쟁에 나선 것도 정기예금 증가의 한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조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이 내년 새 산정방법 도입 후 예대율 규제비율(100%)을 넘기지 않으려면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은 늘려야 한다. 하지만 분모인 예수금을 대폭 늘리면 은행들이 대출 조정을 하지 않아도 예대율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리가 낮더라도 은행 예금에 돈을 넣어두고 상황을 관망하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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