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6월 남북 정상회담' 계속 불지피는 南…현실화 가능성은?

뉴스1

입력 2019.06.14 14:33

수정 2019.06.14 14:3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신장식 작가의 그림’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신장식 작가의 그림’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文 "김정은 결정에 달려 있다"…北 '확언' 안 한 듯
北美 물밑 접촉 결과에 따라 상황 달라질 듯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정부가 이달 내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북한의 긍정적 태도를 이끌어 내려는 일종의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심하기에 따라 정상회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 말씀"이라고 말했다.

북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12일 오슬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에 방한하게 돼 있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고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설명이다.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달 21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26일 판문점 회담 때처럼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실질적인 회담을 하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전날인 13일에도 "나는 시기와 형식, 장소를 묻지 않고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그런 선택을 할지 여부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다시 말씀드린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정부의 스탠스로 봤을 때 이미 남북은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이르면 이달 내 개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북측이 우리 측의 제의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주지 않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북한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남북 간 의미 있는 접촉이 예상됐던 이희호 여사의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부재와 북한의 입장에서는 필요 이상의 '대화' 메시지 표출에 대한 부담감, 북미 및 남북 대화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의 내부 정비 등 여러 요인이 고려된 조치로 해석됐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교착을 이어오던 북미 대화 국면을 감안하면 파격적 조치에 가까웠다.

또 이 여사에 대한 조문단 대신 김 위원장의 동생으로 최고위급 인사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판문점에 파견해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백두혈통'을 파견함으로써 최대한의 예우와 유화적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청와대 역시 이날 "김 제1부부장을 (북측에서) 내려보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달 내 정상회담 개최의 변수는 '시간과 결심'이다. 두 요인이 각각 작용하지 않고 연계됐다는 것은 사안에 대한 다소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한 만큼 남북 정상회담의 '데드라인'은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8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한국을 찾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고려하면 방식은 정부가 사실상 상정한 '원포인트' 회담이 유력하다. 다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회담을 할수록 역설적으로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은 더 첨예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남은 시간이 넉넉해 보이지 않는다.

'하노이 결렬' 이후 약 4개월 간 미국과 우리 측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북한이 남은 기간 동안 우선 마음을 바꾸고 이후의 전략까지 세워 대화에 나설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우리 측과의 대화보다는 직접 비핵화 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의 의중을 확인하는 것이 앞으로의 대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 친서'를 계기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는 북미 간 물밑 접촉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만일 북한이 2주 안에 남북 정상회담에 임할 경우 비핵화 협상의 판도는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지난 2월 이후 미국에 '태도를 바꾸라'라며 그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까지 경색 국면을 이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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